[ 오형주 기자 ] 역대 경제수장들은 서울대 연구팀과의 인터뷰에서 국가 미래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별도 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A씨는 “민간 부문에 많은 엘리트 그룹이 포진하고 역량이 훨씬 커지면서 과거처럼 정부가 미래비전과 전략 수립을 독점하는 것이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교체 때 대통령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국정운영과제 실천위원회’ 운영을 제안했다. “부문별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원로들로 구성된 일종의 ‘정책 상원’을 구성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가 제안한 구상 중 일부는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통해 현실화됐다.
김대중 정부의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E씨는 독일의 경제전문가위원회인 ‘경제5현(賢)’을 언급했다. 그는 “어떤 현실적 이해를 떠난 현인그룹이 경제를 진단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참에 유명무실화된 국민경제자문회의 기능을 강화해 실질적 대통령 자문기구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I씨는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미래전략연구원’ 등을 국회 산하에 독립된 기관으로 두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부총리들은 국가 미래비전·전략과 예산배분의 연계도 중요시했다. 노무현 정부가 시도한 ‘재원배분회의’의 부활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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