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으로 촉발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관련 스캔들이 미국 금융시장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여기에 이머징을 대표하는 국가중에 하나인 브라질 역시 호세프 전임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 1년만에 또다시 테메르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들을 대표하는 양국의 정치 스캔들이 확산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국정지지도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39.6%를 기록하고 있으며 구글 트랜드(trends)의 트럼프 탄핵지수도 최근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주목할 것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대상이 될지 여부도 미지수이고 탄핵 대상이 되더라도 탄핵 절차가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선 특별검사 활동과 심리가 오래 걸리고 의회 승인 절차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브라질의 경우 호세프 대통령 탄핵 사례를 감안할 때 빠르면 3~4개월내에 탄핵 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브라질의 경우 미국과 달리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공산이 높아 브라질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도 신정부 출범과 함께 북한 핵과 사드 리스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측의 북한 핵 리스크에 대한 입장이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즉, 선제 타격론에서 대화 분위기로 일부 전환되는 분위기이다. 대표적으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이 핵 포기를 한다면 대북 정권 교체와 공격, 붕괴 등 3가지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체제 보장을 약속했다”고 말하는 등 미국측 입장이 다소는 유화적 분위기로 전환될 여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북한 핵리스크와 연계된 이슈지만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중 갈등도 다소는 완화되는 분기이다. 일대일로 대표단과 대통령 특사 파견 등으로 한-중간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사드 문제, 특히 중국의 보복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물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지속 등 북한 핵리스크와 사드 문제 해결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신정부 출범과 더불어 복잡한 실타래를 풀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스캔들 등 대외 정치 이슈들과 국내의 외교적 이슈들이 여전히 국내외 금융시장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금주에도 25일 OPEC회담, 26일 G7 정상회담과 같은 굵직한 대외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음은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각종 대내외 정치, 외교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의 펀더멘탈이 견조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미국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하지만 유로 등 여타 Non-US 경제 펀더멘탈 개선은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를 상쇄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의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로 크게 5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이전 중요 불확실성 사례이다.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프랑스 대선 이벤트의 경우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높이는 이벤트에 불과했다. 둘째, 달러화 약세이다. 트럼프 불확실성 확대, 소위 트럼프 페이드(Fade) 현상은 글로벌 자금의 비달러 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킬 것이다. 셋째, 유가 반등이다. 25일 OPEC회의에서 감산 연장 합의가 예상되고 있어 달러약세 효과와 함께 유가 안정세를 유지시킬 공산이 높다. 넷째,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이다. 북한 핵리스크 및 사드 이슈가 소강국면에 진입한 점 역시 외국인 주식 투자 및 국내 내수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Non-US 경제를 중심으로 한 펀더멘털 개선이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와 지역의 경제 펀더멘털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요약하면 대내외적으로 경제외적인 불확실성 변수가 산재해 있지만 글로벌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은 각종 리스크를 크게 약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shpark@hi-ib.c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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