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R&D센터 전주서 이사 규모 두배로 인력도 800명으로
트럭·버스, 지옥훈련 담금질, 일반 도로보다 100배 더 가혹…소음 피로 줄이기·AEBS 연구
전기버스 내년 2월 본격 양산
[ 장창민 기자 ]
22일 경기 화성에 있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상용차 연구개발(R&D)센터. 버스와 트럭에 관해 첨단 연구를 하는 이곳은 과거 전주에 있던 연구조직을 남양연구소로 확대 이전해 탄생했다. 지난달 설계동과 시험동 신축을 끝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 오래, 더 튼튼하게
단순히 연구시설만 옮긴 것이 아니다. 각종 시험장비를 추가 도입하면서 기존 전주에 있던 연구시설(1만8000㎡·연면적 기준)보다 규모를 두 배 가까운 3만㎡로 키웠다. 연구인력도 기존 600명에서 800여 명으로 대폭 늘렸다. 임정환 상용설계담당 상무는 “유럽 유명 브랜드 트럭이나 버스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상용차 부문에서도 첨단화 속도가 빨라져 R&D 투자를 대폭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승용차의 경우 5~6년에 한 번씩 완전변경 모델이 나오지만 상용차의 신차 주기는 15~20년으로 훨씬 길다. 그만큼 신차 하나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장기 실적이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새로 마련한 상용차 R&D센터에 대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시험장비 60대를 채웠다. 트럭이나 버스의 내구성과 충돌, 장거리 주행 테스트 등을 위한 장비다. 테스트 조건으로 온도는 섭씨 -40도~60도, 습도는 5~90%, 풍속은 100kph까지 구현해낸다. 중동 사막이나 시베리아 벌판 등에서도 잘 달릴 수 있는지 점검할 수 있다. 이창희 상용구조개발팀장은 “실도로 100만㎞를 주행해도 버텨낼 정도의 내구력을 검증하기 위해 일반 도로보다 100배 가혹한 수준의 조건으로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용차 R&D센터를 이번에 확대 개편하면서 승용차 개발에만 쓰이던 무향실(無響室)도 새로 마련했다. 소리나 전자기파의 반사를 막기 위해 흡음재(웨지) 1만3000여 개를 엮어 방으로 만든 곳이다. 이 팀장은 “차량에서 나오는 소음의 간섭 및 반사를 막아 어느 부위에서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지 정밀하게 계측할 수 있는 설비”라며 “소음을 최소화해 장거리 운전이 많은 트럭이나 버스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전기버스 막바지 테스트
센터 인근 상용차 도로 시험장에선 첨단 장치 중 하나인 자동긴급제동장치(AEBS) 시연도 이뤄졌다. AEBS는 센서와 카메라로 앞에 있는 차를 감지해 간격이 갑자기 좁혀질 경우 급정차하는 장치다. 연구원이 트레일러를 포함해 40t에 달하는 엑시언트 트럭을 직접 몰고, 기자는 조수석에 타고 체험해봤다.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먼저 경고음이 울리고, ‘덜컹’ 하는 느낌과 함께 부분 제동이 이뤄졌다. 이후 순식간에 완전 제동으로 이어지며 앞차 1m 뒤에 정확하게 멈춰 섰다. 버스는 내년 1월부터, 트럭은 2019년 1월부터 AEBS를 의무 장착해야 한다.
미래 상용차인 전기버스와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하는 작업도 지켜볼 수 있었다. 8년여간의 개발 과정을 마친 전기버스는 내년 2월 양산에 들어간다. 256㎾h 고용량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적용돼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90㎞를 달릴 수 있다. 수소전기버스는 2019년께 나올 전망이다. 임 상무는 “전기버스 양산을 위한 기술 개발은 거의 마무리됐다”며 “정부의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면 친환경 버스 활성화 속도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상용사업본부는 마이티, 메가트럭, 엑시언트 등 트럭 4종과 쏠라티, 카운티, 에어로시티 등 버스 7종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국내외에서 총 10만5000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화성=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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