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박연차, 해외 첫 '통큰' M&A…베트남 1위 물류업체 인수 추진

입력 2017-05-22 20:21  

항만·부동산개발 등 계열사 보유, 동남아 물류 거점 확보 포석
CJ도 물류부문만 인수 '눈독'태광실업, 인수의향서 제출



[ 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2일 오후 3시51분

태광실업이 베트남 최대 물류회사인 제마뎁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동남아시아에 물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베트남 호찌민거래소 상장사 제마뎁에 인수의향서(LOI)를 내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1990년 설립된 제마뎁은 물류, 항만, 부동산개발사업 분야 등에 1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해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도 물류와 플랜트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한 해 매출은 약 2000억원, 당기순이익은 200억~300억원 수준이다.

태광실업이 제마뎁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해외 주력 시장인 베트남에 갖춘 제조 기반에 물류사업을 접목해 시너지를 높이려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1994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태광은 현지에 신발 제조 계열사인 태광비나와 베트남목바이, 태광몰드비나 등과 부동산개발 회사 등을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성사되면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삼각 개발지대를 잇는 물류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태광실업은 2014년 박연차 회장(사진)이 경영에 복귀한 뒤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한국남동발전과 자회사 한국발전기술, 코스닥 상장사 애강리메텍 등을 사들였으나 해외 대형 M&A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광실업이 지난해 1조5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등 실적 개선을 이룬 점도 ‘통 큰 인수’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인수전에는 태광실업과 함께 해외 후보들이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와 별도로 이 회사 물류 부문과 관련 자회사를 사들이기 위해 2년 가까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실업이 인수에 실패하면 CJ대한통운이 제마뎁 물류 부문만을 떼어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CJ대한통운은 동남아 등지에서 물류 회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이 지역 사업 기반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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