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위해성 줄이기 위해 연구비로 30억 달러 투입
RRP, 일반 담배에 비해 위해성 90% 이상 낮아
[ 이지현 기자 ] “아이코스 등 위험도를 줄인 전자담배(RRP)를 만들기 위해 관련 연구에만 30억달러(3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담배가 주는 위해성을 줄이는 것과 RRP를 피우다 일반 담배(궐련)로 흡연 습관을 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모이라 길크리스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R&D연구소 부사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RRP 개발을 통해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여는 것이 필립모리스와 R&D연구소의 꿈”이라고 말했다.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제약기술 분야 박사학위를 갖고 항암제 전달 시스템을 연구해온 과학자다. 필립모리스 입사 전에는 영국 항암 관련 자선단체에서 항암제를 폐까지 전달하는 시스템을 연구했다. 회계컨설팅그룹인 PwC의 컨설턴트로 일하던 그가 필립모리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RRP 개발팀이 꾸려지면서다. 필립모리스는 담배의 위해성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재료공학 임상과학 시스템독성학 등을 전공한 과학자 430여 명으로 구성된 연구개발(R&D) 조직을 꾸렸다. 지금까지 R&D에만 30억달러를 투입했다.
담배 위해성 연구를 통해 담뱃잎을 태우는 과정에서 각종 위해물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RRP를 개발했다. 다음달 국내 출시하는 아이코스는 필립모리스에서 개발한 4개 RRP 중 하나다.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일반 담배의 타는 온도가 400도 정도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 열을 가하는 제품을 개발했다”며 “아이코스는 350도 이하로만 열을 가하고 연기를 내지 않는다”고 했다.
RRP의 위해성은 일반 담배에 비해 적다고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설명했다. 3개월 동안 임상시험을 통해 벤젠, 일산화탄소 등 15개 담배 유해물질 노출 정도를 확인했더니 일반 담배에 비해 90% 이상 낮았다.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담배 유해물질로 알려진 것은 총 100개 정도지만 임상 분석을 통해 효과있다고 평가되는 15개 물질만 분석했다”며 “폐·순환기질환 염증 등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했다.
RRP를 사용하다 일반 담배로 돌아가는 흡연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일반 담배의 맛과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또 다른 목표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위해성이 적은 담배 제품이 개발, 홍보되면 비흡연자의 흡연 욕구를 키울 수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개발 과정에서 이 같은 점도 고려했다”며 “비흡연자, 금연자가 제품에 관심을 갖는 사례는 적었다”고 했다.
다만 160여 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RRP를 사용하면 일반 담배를 사용할 때보다 담배를 더 많이 피운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는 “많은 양의 담뱃잎을 소비하는 것을 고려해도 일반 담배를 피울 때보다 위해성이 적다”며 “첨가물로 인한 영향도 파악했는데 일반 담배는 태우는 과정에서 화학공장 수준의 유해물질이 나오지만 RRP는 유해물질 배출이 적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이 ‘담배가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유해물질이 적게 발생한다는 거지 안전하다는 건 아니다”며 “소비자들이 오인하지 않도록 시판 후에도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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