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안전한 줄기세포 배양액 개발 기술 확보…대량생산 체제 구축"

입력 2017-05-23 17:08   수정 2017-05-24 09:20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

기존에는 세포배양에 4주 소요, 자동 배양시스템으로 2주 단축

분당서울대병원 등서 연구용 사용…중국기업과 배지 공급 협약 체결도

2025년 줄기세포치료제 생산 "세계 점유율 10% 목표"



[ 김근희 기자 ]
“줄기세포 치료제는 아직 안전성·생산성 측면에서 시장성이 부족합니다. 앞으로는 안전성 입증과 대량생산 등의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질 겁니다.”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는 최근 서울 구로동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시장성을 높이려면 안전성과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약 7~8년간의 연구 끝에 성분이 안전한 배지(세포 배양액) 개발 기술과 대량생산 체제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과 배지 공급 협약을 맺는 등 성과도 거뒀다.

◆“줄기세포 치료제 산업화에 초점”

엑셀세라퓨틱스는 2015년 설립됐지만 이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상규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창업 전부터 연구개발(R&D)을 해왔다. 이들은 세포를 배양하기 위해 필요한 성장인자와 호르몬 등이 포함된 제품인 배지에 주목했다. 세포들이 배지를 먹고 배양되는 만큼 안전한 배지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박 교수는 2012년 일본에서 ‘무혈청 화학 조성배지’ 기술을 도입했다. 무혈청 화학 조성배지는 소의 피 등을 활용하는 기존 우태아혈청 배지와 달리 혈청 대신 화학성분을 이용해 만든 배지다. 우태아혈청 배지는 구체적인 성분 분석이 불가능해 동물 유래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무혈청 화학 조성배지는 어떤 성분을 이용했는지 알 수 있다. 박 교수는 기술 도입 이후 3~4년에 걸쳐 기술을 검증하고 자체적으로 성분을 개발해 무혈청 화학 조성배지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배지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세계 배지시장은 2014년 65억 달러에서 2022년 113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지난 3월 충북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줄기세포 배양 배지 생산시설을 위한 부지를 매입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내년에 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중국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과 배지 공급 협약을 맺었다. 분당서울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등에도 연구용 배지를 공급하고 있다.

◆대량생산 체제 갖춰…“기간 반으로 줄여”

생산성도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요소다.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 과정은 수작업 비중이 높다. 필요한 세포 양을 얻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고 대량생산이 어려운 구조다. 생산단가가 높아지고 자연히 줄기세포 치료제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 줄기세포 치료제 1회 주사 가격은 2000만~3000만원 수준이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자동배양시스템 기기를 활용해 대량생산 기술과 체제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해외에서 자동배양시스템 기기를 들여와 자체 개발한 배지를 적용하고 용량을 늘리는 등 7~8년에 걸쳐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120억 개의 세포를 배양하는 데 4주 정도가 소요됐지만 자동배양시스템을 적용하면서 기간이 절반으로 짧아졌다. 인력도 60명에서 5명으로 줄었고 생산비용도 3분의 1로 감소했다. 이 회사는 장기적으로는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 위탁생산(CMO) 사업을 할 계획이다.

간경변 세포유전자 치료제, 피부 궤양 유전자 치료제, 연골 줄기세포 치료제 등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간경변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전임상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투자 유치와 배지 공급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며 “2025년께는 세계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 부문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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