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24일부터 국정위 업무보고
'기능 축소' 산업부 초긴장…미래부 '부처 폐지' 방어 총력
일자리 창출 주도권 놓고
기재부·고용부·복지부 치열한 정책 경쟁 예고
환경부, 미세먼지 대책…법무부, 공수처 설치에 중점
[ 황정수/심은지/이우상 기자 ]
정부 부처 간 ‘50일 전쟁’이 시작된다. 정부 부처는 24일부터 새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상대로 업무보고에 들어간다. 문재인 정부 5년의 부처 위상과 역할은 50일로 예정된 국정기획위 활동 기간 위원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번 국정기획위 기간에도 과거 인수위원회 때처럼 각 부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국정기획위가 ‘소득주도 성장’ 실현을 위해 사회정책을 경제정책의 부수물로 보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경제 부처는 비상이 걸렸다. 각 부처는 에이스 공무원을 대거 투입해 조직 폐지, 기능 조정, 정책 주도권 등을 놓고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초조한 산업부 미래부
기획재정부 등 22개 부처(중소기업청 포함)는 26일까지 사흘간 일정에 맞춰 새 정부 기조에 따른 업무 개선방향, 2017년 및 중장기 부처 현안과 대응방안 등을 국정기획위에 보고한다. 국정기획위는 이를 토대로 201개 공약을 100개 내외의 국정과제로 압축할 계획이다.
개별 부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조직 개편’이다.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이 23일 “정부 조직 개편은 일단 대통령이 말씀하신 개편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해당 부처들은 방어 논리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초긴장’ 상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통상부문 외교부 이관을 약속했다. 이렇게 되면 산업부는 산업 기능 일부를 중기부에 떼어주고 통상 기능은 통째로 사라져 소(小)부처로 전락한다. 미래창조과학부도 ‘부처 폐지’를 막는 데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 과학기술, 방송통신 분야만 남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반대로 산업부와 미래부에서 조직을 받는 게 유력한 중소기업청은 ‘표정관리’ 중이다.
◆사회부처 강화에 경제부처 긴장
일자리 창출 등 문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국정 과제를 놓고 주도권 다툼도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정책을 기획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막강한 권한을 배경으로 ‘부처 맏형’ 역할을 했던 기재부 등 경제 부처는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국정기획위 내부에서 ‘사회정책을 경제정책의 부수물로 보지 않겠다’, ‘기획재정부가 정해준 예산 틀 안에서 정책을 하면 안 된다’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당장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을 놓고 기재부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가 치열한 정책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기재부는 ‘저소득층 238만 가구에 50만원 상품권 지급’, ‘부가세 의제매입 세액공제와 간이과세 확대를 통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고용부는 육아휴직 급여 상향(통상임금의 40%→80%), 청년을 3명 채용한 중소기업에 대한 임금 지원(일명 ‘2+1 제도’) 이행방안 등을 마련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 제도 폐지’ 등은 자문위원들과 토론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대책 관심
환경부는 문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의 설치 및 운영안을 비롯해 중국과의 협력방안 등을 업무보고에 넣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대책과 스튜어드십코드 확대방안,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폐지의 대안과 조사권 강화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법무부가 다루게 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도 초미의 관심사다.
황정수/심은지/이우상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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