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플러스]'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사 스튜어드십 코드

입력 2017-05-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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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이 지난 주말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계획서 양식을 공개했다. 국민연금은 이에 앞서 코드 도입을 위한 연구 용역 공고를 냈다.

오는 10월께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미리 배당주를 비롯한 지주사, 잉여현금흐름(FCF)이 많고 외국인의 지분이 많은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 스튜어드십 코드란?

2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기관투자자와 자문사 등이 스튜어드십 코드 계획서를 작성해 CGS의 전용 이메일로 송부하면 '스튜어드십 참여 예정자'로 활동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향후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 여부를 '평가 항목'으로 둘 경우 대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은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연금은 작년말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서 102조원 가량의 자금을 운용 중이고, 753개사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서양에서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Steward)처럼 기관 투자자들이 고객의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에서 생겨난 용어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인 셈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문재인 정부 시작과 함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국회에서 비상경제대책단 회의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등을 담은 '자본시장 육성과 중산·서민층 재산 형성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실효성 있게 시행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의 걸림돌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0년 영국이 처음 도입했다. 영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책임이 기관투자자의 무관심과 경영진의 위험을 관리하지 못했다'고 지적, 이 제도를 공적연금을 중심으로 도입했다.



◆ 3년 전 도입한 일본의 성과

아시아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운용 중인 곳은 일본과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이다. 일본은 아베 정부의 3차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상장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기 위해 2014년 2월부터 도입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초기 단계에서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국민연금기금(GPIF)을 적극 참여시켰고 나아가 연기금은 운용회사에 가산점을 줘 다른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했다.

일본은 작년말 기준으로 공무원공제, 사학교직원공제, 지방공무원공제 등 공적연기금 14곳과 사적연기금 8곳, 해외연기금 4곳, 보험회사 22곳, 은행 7곳 등 모두 214개 기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일본 닛케이는 14,000엔 수준에서 1년 만에 20,000엔을 돌파했다. 특히 스튜어드십 도입 이후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 기업들의 주가가 지수상승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 듯"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국내 증시는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외국인들로부터 그간 지적된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지주사 담당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 개혁 목적은 경제력 집중 억제와 지배구조 개선에 있다"며 "이 중에서도 지배구조 개선은 스튜어드십 코드와 상법 개정안 등을 통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많이 관여할 분야로 '배당 확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등으로 보여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주회사의 자체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진다면 자회사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상장기업들의 자체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김예은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가의 경우 증시 재평가로 인해 상승 동력을 얻었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와 자본시장 발전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증시 재평가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전후 투자전략은?

기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 등을 감안할 때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에 대한 재평가는 올해보다 내년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배당주와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주도하게 될 기업들에 주목할 시기"라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한국증시가 가장 빨리 좋아지고 있는 것이 잉여현금흐름인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란 관점에서 보면 잉여현금흐름이 많고 외국인의 지분율이 높은 곳이 투자 시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잉여현금흐름은 주주 환원 정책의 재원으로 사용되며 외국인 지분이 많은 기업일수록 국내 기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이전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요구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포스코, KT, KT&G, 롯데케미칼, LG화학, SK텔레콤, 동국제강, 네이버, 현대산업, LG유플러스 등이 IBK투자증권의 유망주로 꼽혔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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