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령액 관계없이 깎지 않고 똑같이 지급
2021년엔 월 30만원으로
2조 안팎 추가예산 필요…국회 논의 진통 가능성
[ 김일규 / 김채연 기자 ]
문재인 정부가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현행 월 10만~20만원에서 내년 7월부터 월 25만원으로 일괄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국민연금을 일정 수준 이상 받으면 기초연금을 깎는 제도는 없애기로 했다. 기초연금법을 고쳐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이 부정적인 견해여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4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문재인 대통령의 기초연금 인상 공약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기초연금 지급액을 내년부터 월 25만원, 2021년부터 월 3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연금을 월 30만원 이상 받으면 기초연금을 월 10만원까지 깎는 두 연금 간 연계 제도는 폐지하겠다고 했다. 1인당 국민연금 수급액(월평균 36만원)이 최저생계비(약 62만원)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점에서 국민연금을 이유로 기초연금을 깎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서다. 기초연금 수급자 450여만 명 중 국민연금을 함께 받는 사람은 약 150만 명이며, 이 가운데 기초연금이 감액된 경우는 35만명 정도다.
국정기획위는 기초연금 일괄 인상 시기를 내년 7월 이후로 잡았다. 기초연금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초연금법은 부칙 제7조에서 기초연금 기준액을 월 20만원으로 정하고 있다. 또 법 제5조는 기초연금액 산정 때 국민연금 급여액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연금 산정 관련 전산시스템도 고쳐야 한다.
기초연금을 내년 7월부터 월 25만원으로 일괄 인상하기 위해선 2조원 안팎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기초연금 예산은 10조원가량이다. 기획재정부가 내년 예산 중 복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늘리기로 한 만큼 추가 예산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복지부는 보고 있다.
문제는 기초연금법 개정이다. 한국당도 대선 공약으로 기초연금 인상을 제시했던 만큼 단순히 지급액을 올리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견해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 제도를 폐지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상훈 한국당 의원은 “국민연금 수급액과 상관없이 기초연금을 무조건 올려주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때 표를 의식해 던진 공약이라고 본다”며 “합리적인 재정 집행이 가능한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일규/김채연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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