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경제부 기자)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4일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7개 부처에 대한 업무 보고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사흘간 22개 부처의 업무 보고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과거 정부 주요 사업에 대한 재평가와 향후 정책 수립의 기틀이 잡히게 되는 자리인 만큼 각 부처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업무 보고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통화신용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입니다. 한은은 이번에 국정기획위 업무 보고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국정 과제 수립에 반영할 부처별 업무 보고인데다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업무 보고 대상에 넣지 않았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부처별 업무 보고에 한은이 포함되는 않는 게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선 새 정부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관심이 후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실제 한은 내부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가계부채 문제 등 금융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한은과 엮여 있는 이슈가 많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볼멘소리 이면에는 “새 정부 출범을 맞아 한은의 역할과 업무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게 사실입니다. 한은은 금융위원회·통계청 등과 업무 주도권과 범위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통계청은 지난해부터 한은의 고유 업무인 국내총생산(GDP) 통계 작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금융위는 가계부채 통계 발표를 두고 묘한 기싸움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물론 공식적인 업무 보고 형태는 아니지만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 전달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때도 인수위 업무 보고가 모두 끝난 뒤 인수위의 비공식 요청으로 인해 한은이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가 마련됐거든요.
이와 관련 경제학계 한 관계자는 “평소 문재인 대통령은 중앙은행에 소극적인 역할보단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정책 조합이 기대된다”고 전하더라고요.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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