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욱 기자 ] 일본이 인도와 손잡고 동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지역 인프라 투자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시아·아프리카 성장 회랑(回廊)’을 구축해 아프리카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2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인도 양국은 지난 24일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례 총회에서 공동 세미나를 하고 ‘아시아·아프리카 성장 회랑’ 구상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해 가을 양국이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인프라 투자에 협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날 공개한 구상에서 양국은 인프라 정비에 협조하고 인적 교류를 적극 추진해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는 역사적으로 아프리카와 관계가 깊어 많은 인도 기업이 아프리카에 진출해 있다. 인도와 아프리카는 지난해 교역량이 310억달러(약 34조8000억원)로 10년 새 여섯 배 이상 늘었다. 인도의 대(對)아프리카 직접투자(FDI) 규모는 565억달러로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크다.
히라마쓰 겐지 인도 주재 일본대사는 “일본 기업들은 인도가 아프리카에 보유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과 인도가 아프리카 투자에 협력하고 나선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은 아프리카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고, 인도의 인접국인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 등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인도는 중국의 구애에도 최근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서 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불참했다. 일본은 아시아 주도권을 놓고 중국과 정치, 경제, 군사 등 각 방면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