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처럼 미래를 내다보는 제약사들

입력 2017-05-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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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부 전예진 기자) 더 강해진 인공지능(AI) ‘알파고 마스터’가 화제입니다. 알파고는 30수 이상을 내다본다고 하는데요.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3년, 아니 길게는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사업을 진행합니다. 계약을 맺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4일에는 JW홀딩스가 인도 제약사 그랜드 파마와 의약품 원료 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차세대 항생제 ‘어타페넴’의 원료를 시화공장에서 만들어 2020년부터 공급한다는 내용입니다. 3년 뒤 수출하는 물량을 미리 계약한 겁니다.

이유는 이 원료를 사용해 만드는 복제약의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한 겁니다. 그랜드 파마는 오리지널 약인 MSD의 ‘인반즈’ 특허가 끝나는 시기인 2020년에 복제약을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경우 특허 만료 시기를 틈타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한꺼번에 쏟아내기 때문에 누가 빨리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상, 허가, 생산, 판매에 걸리는 시간을 촘촘하게 계산해야 하죠. 그랜드 파마가 3년 앞당겨 원료 계약을 맺은 것도 경쟁사보다 먼저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해놓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처럼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약의 특허기간이 끝나는 시기를 예상해 복제약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오는 8월에는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특허가 만료되는데요. 전세계 유일한 독감 바이러스 치료제로 작년 국내 원외처방액만 320억여원에 이르는 약입니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마케팅 전쟁이 치열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은 약만 80여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2012년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되자마자 100여개의 복제약이 쏟아졌습니다. 개발 기간이 5~10년인 바이오 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선구안’이 있어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끝) /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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