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브, 영국 왕립예술학교 총장된다

입력 2017-05-26 16:05   수정 2017-05-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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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진학하려다 "분위기 싫다"며 포기한 학교에 총장으로 컴백


아이맥·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 등 애플의 주요 제품 디자인을 주도한 최고디자인책임자 조너선 아이브(50·사진)가 영국 런던 왕립예술학교(RCA) 총장으로 25일(현지시간) 임명됐다. RCA는 121년 역사를 갖고 있으며 건축·커뮤니케이션·순수예술·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특히 디자인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로 꼽힌다.

총장직은 일종의 명예직이다. 아이브는 애플의 디자이너라는 본업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RCA에서 그의 역할은 자문위원회를 주재하고 교직원 회의에 참석하며 졸업식에서 학위를 수여하는 정도다. 월급은 받지 않는다.

아이브는 “내가 존경하는 많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배출한 RCA와 공식적으로 이런 관계를 맺게 되어 흥분된다”고 말했다. 폴 톰슨 RCA 학장은 “아이브는 RCA의 기술 및 디자인 분야의 탁월함을 상징하는 인물로 학생과 교직원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세계를 주도할 차세대 예술가·디자이너를 양성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0년까지 런던 남동쪽 배터시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는 RCA의 새 캠퍼스 디자인에도 그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쿼츠는 전했다.

아이브는 영국 런던 출신으로 뉴캐슬 폴리테크닉(현 노섬브리아대)에 진학해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자동차 디자인에 푹 빠져 있던 그는 1980년대 중반 석·박사 과정을 제공하는 RCA에 진학할 계획을 세웠으나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과 학교 분위기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포기했다. 그는 2014년 타임지 인터뷰에서 “(당시 RCA) 교실에는 ‘부릉! 부릉! 소리를 내며 자동차를 그리는 학생들이 가득 차 있었다”며 그 분위기가 싫었다고 회고했다.

아이브는 졸업 후 영국 디자인회사 탠저린 등에 다니다가 1992년 애플에 합류했으며 1996년부터 애플 디자인팀을 이끌었다. 2012년 영국 왕실에서 개인에게 주는 최고 명예인 기사 작위를 받았다.

아이브 이전 총장은 날개 없는 선풍기 등으로 유명한 다이슨 사의 제임스 다이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맡았다. 다이슨 CEO는 직접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 ‘다이슨 인스티튜트’를 오는 9월 개설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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