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류영만 동작경찰서장 "치안의 핵심은 예방…'셉테드'로 잠재적 범죄 위험 차단하겠다"

입력 2017-05-26 19:28  

[ 황정환 기자 ] “지금 당장 범죄가 많지 않더라도 1인 여성 가구 비중이 높아지는 등 잠재 위험이 큰 지역에서 예방 조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류영만 서울 동작경찰서장(52·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셉테드(CPTED·범죄예방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작구만큼 정밀하게 이뤄지는 곳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원중부경찰서장과 경찰청 생활질서과장을 거쳐 작년 7월 동작경찰서에 부임한 류 서장은 경찰 내에서 ‘셉테드 전도사’로 통한다. 셉테드는 어두운 길거리에 가로등을 새로 설치하거나 아파트 외벽에 미끌미끌한 가스배관을 부착하는 등 건축물 설계와 디자인, 조경 등을 활용해 범죄를 예방하는 기법을 말한다.

류 서장은 ‘치안의 핵심은 예방’이라는 신념으로 셉테드를 강력 추진해 왔다. 부임 후 기존 2명이던 범죄예방정책팀(CPO) 인원을 3명으로 늘려 관할 지역 전반에 대한 정밀 분석에 나섰다. 동작구엔 약 5만 명의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이 상주하는 노량진 공시촌에다 중앙대 숭실대 등 종합 대학만 두 곳이나 있어 곳곳에 대규모 원룸촌이 형성돼 있다.

이들 지역은 범죄율이 비교적 높지 않아 셉테드 적용(안전마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류 서장은 “대학가에서 1인 여성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데다 최근 외국인 유학생까지 늘면서 잠재적인 범죄 위험이 커지고 있는데도 그동안 관심 밖에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조성이 마무리된 흑석동 중앙대 중문 앞 원룸촌엔 이 같은 류 서장의 고민이 담겼다. 이곳은 1인 여성 가구 비중이 22.5%로 최근 몇 년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동작경찰서는 비상벨이 부착된 폐쇄회로TV(CCTV)를 비롯해 보안등과 방범등 70여 개를 골목 곳곳에 설치했다. 중앙대 디자인학과와 협력해 건물 외벽도 밝은 톤으로 바꿨다.

이곳을 비롯해 이달까지 동작구에서 안전마을로 조성된 지역은 8곳에 달한다. 강도·절도 등 주요 범죄 발생 건수도 안전마을 사업이 시작된 2015년 이후 매년 30%씩 감소하고 있다.

류 서장은 노량진 공시촌에서 경찰공무원의 꿈을 키우는 후배들을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최근 입직한 젊은 경찰관의 합격 수기와 입직 후 생활 지침 등을 모은 책자를 만들어 6월께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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