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차입구조 장기화 나선 삼성엔지니어링…사모사채 600억원 발행

입력 2017-05-29 18:02  

1년6개월·2년·2년6개월 만기로 나눠 발행
1년來 만기 도래 차입금 1.7兆 일부 상환
지난해 1.3兆 유상증자 이후 추가 자금조달



이 기사는 05월29일(15: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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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이 차입구조를 장기화하기 위해 사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 회사가 수백억원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13여년 만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1년6개월물 400억원, 2년물 100억원, 2년6개월물 100억원으로 나눠 발행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12월 1000만원어치 사모 채권을 발행한 것을 빼면 최근 13여년간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없다. 차입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는 2013년(1조280억원)과 2015년(1조4543억원)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을 당시에도 차입 대신 증자를 택했다. 지난해 2월 삼성SDI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과 회사 우리사주조합이 나서 1조3000억원을 지원했다.

그랬던 회사가 채권 발행에 나서게 된 것은 차입구조를 장기화해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올 1분기 기준 이 회사의 총 차입금 1조6646억원 모두 1년 내로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이다. 박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차입금 규모는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은 신용등급 ‘BBB+’ 기업임에도 만족할만한 금리 수준으로 채권을 발행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발행한 1년6개월물·2년물·2년6개월물의 금리는 각각 연 4.1%, 연 4.3%, 연 4.5%다. BBB+등급 공모 회사채 평균금리보다 0.339%포인트, 0.765%포인트, 0.94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회사 재무상태에 대한 전망이 이전보다 다소 긍정적으로 돌아선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자본잠식에 빠졌던 2015년 말 –1899.3%였던 삼성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427.4%로 개선됐다.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같은 기간 –22.6%에서 0.8%로 상승했다. 둘 다 신용등급 강등조건(부채비율 500% 초과·영업이익률 0% 미만)에서 한 발자국 벗어났다.

IB업계 관계자는 “2년6개월 만기 채권을 이 정도 금리에 발행했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의 재무안정성이 더는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기관투자가 몇 곳이 투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차례의 ‘어닝쇼크’를 겪은 뒤 수주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수익성이 양호한 공사 위주로 보수적으로 수주하면서 이 회사의 수주잔고는 2015년 12조원에서 올 1분기 6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발주처의 계약해지로 몇몇 해외 플랜트 공사가 무산됐고 일부 공사현장에서 추가비용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70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지만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4% 감소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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