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진표 국정위의 '통상조직 원위치 사건' 전말

입력 2017-06-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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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기능이 외교부로 이관되지 않고 산업부에 남을 것 같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박광온 대변인은 어제 “통상 기능을 산업부에 존속시키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주 초반쯤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지만, 산업부 존치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다.

그간 통상 업무는 산업부와 외교부를 오가면서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산업부에 있던 통상 업무는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직후 외교부로 이관됐다.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부로 되돌렸다. 통상 관할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4월27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토론회에서 “통상은 외교부에 맡기는 게 맞다”고 말한 뒤부터다. 하지만 공약집의 정부조직 개편방안에는 이런 내용을 담지 않아 혼선을 빚었다. 국정기획위는 지난달 24일 외교부가 통상을 담당토록 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발표까지 했지만, 슬그머니 ‘없던 일’로 물러선 것이다.

국정기획위가 통상기능 이관문제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동안 통상현장에서는 잇단 현안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공식 요구했고, 상당수 품목에서 반덤핑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런 시기에 통상 컨트롤 타워를 어느 부처에 둘 것인가를 놓고 혼선을 빚었고, 기업들은 내용 파악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해야 했다.

국정기획위는 통상 기능의 산업부 잔류가 최종 확정되면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한다. 대통령의 후보시절 한마디를 갖고 국정기획위가 ‘오버’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소동이 빚어졌던 건 아닌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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