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취임 이후 사회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정과제 1호인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시작으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등을 잇달아 지시했다. 19대 대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안철수 후보가 모두 안보 관련 공약을 최우선으로 내세웠지만, 문 대통령은 노동정책을 1번 공약으로 제출했다. 문 대통령의 노동정책에는 비정규직 해소, 근로시간 단축, 노조가입률 확대 등이 있는데, 그중 국민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 부분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다.
최저임금제는 1988년 1월을 시작으로 역대 정부의 임금 인상에 이은 박근혜 정부의 7.4% 인상을 끝으로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이다. 전례에 비추어 보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 수준으로 인상하기 위해서는 지난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약 15.7%씩 매년 임금 수준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의 의지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법적으로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은 정부가 아닌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 위원들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서 다음달 29일까지 결정돼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사용자 측 중 경영계를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는 대체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인상 1만원 달성은 어렵다는 견해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면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임금 지급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고 경제에도 악영향이 돌아온다는 논리다.
최저임금제는 최저임금 수준의 향상, 적용사업장 확대 등을 통하여 저소득근로자의 생활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시행의 의미가 있다. 또한 최저임금 수혜 대상이 급속히 확대되고 각종 제도적 장치와 연동되어 사회적 영향력이 크게 제고되었다.
하지만 최저임금 수준이 너무 높게 결정된다면, 일차적으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취약계층 고용이 감소하고, 평균 임금에 인상 압력을 가하며 기업에 노동 절약적 설비투자를 증대시키고 전반적인 고용 감소를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올해 노사와 기업의 적정 수준 최저임금 설정을 위한 협상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박건우 생글기자(광양제철고 3년) rjsdn0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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