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심기 특파원) 올해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매가 시작됐다.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연례행사다. 버핏은 매년 6월 샌프란시스코의 자선단체 글라이드재단을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과 식사를 하는 조건을 걸고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에서 5일간 경매를 실시한다.
최고가를 적어낸 낙찰자는 뉴욕 맨해튼의 유명한 스테이크 전문점 스미스 앤드 월렌스키에서 버핏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날짜는 버핏과 협의해 조정 가능하다. 친척이나 지인, 친구 등 7명을 초청할 수 있다. 신청자는 자신의 신분을 공개할 수도 있지만 익명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지금까지 17번의 경매를 통해 모금된 금액은 2400만달러에 달한다. 최고 낙찰가는 2012년과 지난해 기록한 345만달러다. 버핏은 자신의 첫째 부인이 글라이드재단에서 봉사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재단에 가입했다. 부인이 2004년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재단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파워런치’라는 이름이 붙은 이 경매는 첫 해에 2만5000달러에 낙찰됐지만 2008년 이후에는 최소 100만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이베이를 통해 경매가 이뤄지면서 전 세계에서 부호들의 신청이 몰리며 중국, 캐나다, 싱가포르에서도 낙찰자가 나오기도 했다. 2003에는 월가 헤지펀드의 거물 데이비드 아인혼이 25만달러에 낙찰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서너 시간 버핏과 식사를 하면서 다양한 주제에 걸쳐 버핏의 통찰력 있는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시간의 제약은 없으며, 원하는 만큼 대화를 계속할 수 있다. 단 버핏에게 투자전략이나 투자 대상 등에 대한 자문은 요청할 수 없다. 글라이드재단은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Price is what you pay. Value is what you get)”이라는 버핏의 유명한 격언을 걸고 경매 참가를 유도하고 있다. 25만달러로 시작한 경매는 첫 날인 4일(현지시간) 7명이 참가하면서 100만달러에 도달했다. 경매는 9일 저녁에 끝난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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