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2007년 판매원 5000여 명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고용했다. 2013년에는 사내 하도급 사원 1만여 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다른 기업보다 훨씬 앞서 정규직 전환을 실천해 온 셈이다. 그런 이마트가 저임금과 근로자 간 차별을 이유로 노조의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노조 측 주장에 대해 회사 측은 “1만5000여 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단기간에 정규직화한 뒤 처우까지 동일하게 해주라는 것은 경영상 쉽지 않은 일”이라며 주 40시간 미만 근로자들의 처우까지 정규직 수준으로 개선하라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노사 갈등의 직접 원인은 무기계약직에 대한 해석 차이다. 회사 측은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매대 진열 직원, 계산 직원 등은 정규직으로 보는 반면 노조는 ‘무늬만 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가 일반 정규사원과 같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견해가 갈린다. 노조는 동일대우를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채용절차나 직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같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무기계약직을 포함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에 대한 개념 자체가 모호하다는 점은 이미 여러차례 지적된 바와 같다. 고용 형태는 기업이나 업종마다 천차만별이고, 시간이 흐르면 또 달라지게 마련이다. 구직자 모두가 정규직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이런 저간의 복잡한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비정규직 제로(0)’를 추진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벌써 일각에서 나타나는 채용 축소도 그런 것 중 하나다. 이마트 사례는 어설픈 정규직화가 어떻게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새 정부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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