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조지아보다 법인세율 낮고 인센티브 좋아
3억달러 투자해 2019년 완공…미국 통상압박 '견제'
[ 뉴욕=이심기 / 좌동욱 기자 ] 삼성전자의 미국 가전공장 부지가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사실상 확정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7일 “삼성전자가 최근 가전공장 유치를 신청한 미국 3개 주의 투자유치단으로부터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받았다”며 “인프라 등 투자 여건과 인센티브에서 가장 앞선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까지 총 3억달러를 투자해 세탁기와 가스오븐레인지 등의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공장 부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주도(州都) 컬럼비아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중소도시 블라이스우드로 정해졌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해 당초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이다. 업계 소식통은 “앨라배마, 조지아 등이 삼성을 잡기 위해 막판까지 총력을 다했지만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최종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주 법인세율이 5%로 미국 동남부 주 가운데 가장 낮고 고용세액공제와 교육 보조금 등의 투자 지원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 외국 기업이 몰리고 있다. 볼보는 2015년 5억달러를 투자해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는 조건으로 1억5000만달러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가전공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나타낼 정도로 정치적 상징성이 커 때마침 이뤄지는 한·미 정상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워싱턴 외교가는 분석했다. 현지에서는 삼성전자 공장이 가동되면 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삼성이 미국에 가전공장을 지을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자신의 트위터에 “생큐 삼성!”이란 글을 올렸다.
삼성은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윤부근 소비자가전 부문 대표(사장)가 참석, 현지에서 투자협약식 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방식의 공식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작년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열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긴 지역이기도 하다.
통상 전문가들은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미국 현지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사실상 주도하는 통상 압력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지난 3월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019년 상반기까지 가전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좌동욱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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