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위-대한상의 첫 간담회
'불통' 여론에 서두른 행사…박용만 회장 선약으로 자리 떠
[ 좌동욱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경제 5단체 중 하나인 대한상공회의소 간 간담회가 8일 열렸다. 새 정부와 경제계의 사실상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업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들 간에 의사 소통이 꽉 막혀 있다”는 비판 여론 때문에 서둘러 행사를 마련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났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장 간 사전 티타임이 급하게 마련됐다. 방송 카메라 앞에서 박 회장과 김 위원장은 서로 악수하고 어깨동무를 하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선약 때문에 10분 만에 자리를 떴다.
박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큰 그림으로 보면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대화를 통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전의 이야기는 사실 늘 해오던 말의 연장선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이 ‘너무 이르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정부 정책이나 정책을 추진할 장관 인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정책의 옳고 그름에 대한 평가를 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 전의 이야기’라는 말 역시 “정부 정책과 인사가 완성되기 전의 대화”라고 덧붙였다. 이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정책에 대해 경제계 우려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상의 측은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국정기획위 측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 세 가지 노동정책은 기업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본인이 할 말은 빼놓지 않고 쏟아냈다. 모두발언에선 “대통령도 사회적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다”고 했지만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그동안 대기업 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 “앞으로 추진될 근로기준법 개정 등 입법 과정에서 잘 협조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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