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방식 확 바꿔 '재시동'

입력 2017-06-08 20:00   수정 2017-06-09 06:42

서울시·코레일·노원구, 9일 MOU…민간 부담 큰 사전협상방식
구역 쪼개 개별적으로 개발 …준주거지 비율 늘려 사업성 ↑

사업비 2.6조…이달 사업자 공모



[ 조수영 기자 ]
서울 동북부 지역 활성화를 위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이 본격화된다. 민간사업자 사전협상방식에서 도시개발사업방식으로 바꿔 사업을 재추진한다.

노원구는 서울시, 코레일 등과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9일 맺는다고 8일 발표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14만9065㎡ 규모 코레일 물류기지 부지에 주거·업무·상업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이달 코레일이 사업자 공모를 시작하고 올해 말께 우선사전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내년에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도시관리계획 입안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19년도 하반기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2조6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인근 민자역사 면적 9만3259㎡를 합치면 총사업부지 규모도 24만2324㎡로 확대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시가 2011년 ‘광운대·석계 신경제거점 조성’ 지역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 지역 내 산업기반이 없는 서울 동북부 지역의 숙원사업이었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민간사업자가 지역 전체 개발을 맡는 사전협상방식이 발목을 잡았다. 토지 매각대금과 공공기여량 부담에 주거, 공공용지, 기반시설을 동시에 조성해야 하는 등 사업리스크가 컸다.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나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한 이유다.

결국 서울시와 노원구, 코레일은 2년여간의 협의를 거쳐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부지를 분할 개발하기로 했다. 부지 개발의 기준과 원칙을 마련하는 지구단위계획은 부지 전체에 대해 세우고, 사업은 구역별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사전협상형 도시개발사업’이다.

땅의 용도지역도 바꾸기로 했다. 전체가 상업지역이었지만 상당 부분을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한다. 부지 매각 가격을 낮추고 주거시설 비율을 늘릴 수 있어 사업성이 높아진다. 또 전체 부지의 60%에 주거시설을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부지 분할 등 세부사항은 민간사업자 선정 이후 협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용적률은 상업지역 600% 이하, 준주거지역은 400% 이하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코레일이 사업시행자로 직접 참여해 민간사업자의 리스크를 줄여주기로 했다. 비산먼지, 소음 등 그동안 지역주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사일로와 물류시설은 우선협상자 선정 후 코레일이 책임지고 이전시킬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발 영역을 민간과 공공으로 구분해 진행하는 첫 사례”라며 “전체 부지를 매입하고 개발해야 하는 민간사업자 부담이 없어지면서 개발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성환 노원구청장, 홍순만 코레일 사장이 MOU 체결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개발사업의 실현을 앞당기고 광운대·서울과학기술대 등 주변 대학과 연계해 일자리 확충 등이 가능한 동북권 지역 신경제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광운대역세권은 도시철도 6·7호선, 경원선, 경춘선의 교차부에 자리잡고 있다. 북부·동부간선도로가 주변을 통과하고 있어 교통접근성이 뛰어나다. 경기 군포~의정부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도 경유할 가능성이 높다.

코레일은 지난해 8월 서울시 도심지 역세권 부지를 민간기업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지역 중심지로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상업시설을 포함한 복합건물을 철도역사 중심에 지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게 목표다. 현재 개발이 추진되는 곳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수색역세권, 광운대역세권 등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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