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 쏟아낸 교육감들
기재부 "학생 주는데" 난색
[ 황정수 / 김일규 기자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1조8500억원 수준인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로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중앙정부가 각급 교육청에 내려보내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의 교부율(내국세의 20.27%)도 5%포인트 올려달라고 촉구했다. 교육청 예산의 대부분을 누리과정과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로 쓰고 있어 학교 교육에 투자할 돈이 충분치 않다는 주장이다. 재정당국은 학생 수 감소 추세를 감안할 때 현재 교부금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교육감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국정기획위는 9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이재정 경기교육감 등 교육감 5명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우선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교부율을 현행 내국세의 20.27%에서 최소 25.27%로 5%포인트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2017년 본예산 기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42조9317억원이다. 교부율이 5%포인트 올라가면 교부금은 53조5216억원으로 불어난다.
협의회는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2017년 기준 1조8534억원)의 국고 지원도 촉구했다. 누리과정은 만 3~5세 대상 공통 교육·보육과정으로 보호자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정부가 유치원 학비와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국정기획위는 누리과정특별회계를 통해 중앙과 지방이 나눠 부담하기로 했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2017년 기준 2조875억원)을 내년부터 100% 국고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한 발 더 나아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도 중앙정부가 전액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중·고등학생을 위해 써야 할 교부금 중 약 4조원을 지금까지 누리과정에 투입했기 때문에 전액 국고로 지원하는 게 합당하다는 논리다.
국가 재정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는 교육감들의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복지 지출 증가 등으로 국가채무가 계속 불어나는 상황에서 무작정 돈을 교육청에 퍼줄 순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저출산 기조와 학생 수 감소 추세를 감안할 때 43조원에 육박하는 교부금은 결코 적지 않다”며 “교부율은 한 번 올리면 내리기 힘든 경직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따져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정수/김일규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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