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에셋·흥국·하이운용, 매매회전율·수익률 모두 '상위권'
종목 교체 안한 운용사는 '부진'
[ 김우섭 기자 ] 올 들어 일반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요즘 저평가된 정보기술(IT)주 중심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연초 롯데케미칼 등 경기민감주 비중을 대폭 늘리는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을 한 지 수개월 만에 또다시 전면적인 개편에 나선 것이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에쿼티부문 대표는 “급변하는 증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편입 종목을 수시로 바꾸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매매회전율이 높을수록 거래 비용이 늘어 펀드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통설과 달리 올 들어 편입 종목을 발 빠르게 바꾼 자산운용사들이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일반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18.83%)를 기록 중인 마이다스에셋운용의 1분기 연환산 매매회전율은 29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회전율이란 펀드에 편입한 종목을 얼마나 자주 변경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펀드에 편입된 모든 종목을 한 번씩 바꾸면 100%가 된다. 마이다스에셋운용은 1년에 모든 편입 종목을 세 차례 갈아치운 셈이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운용사의 올 1분기 평균 연환산 매매회전율은 189%였다.
흥국자산운용(매매회전율 244%)과 하이자산운용(295%) 역시 잦은 ‘손바뀜’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각각 17.68%와 16.66% 수익률을 올렸다. 올 1분기 261%의 매매회전율을 기록한 맥쿼리투자신탁운용(수익률 16.44%)도 이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4.29%)을 능가하는 성과를 냈다.
반면 포트폴리오를 자주 바꾸지 않고 고유의 ‘스타일’을 고수한 일부 펀드는 고전하고 있다. 주로 저평가 종목을 매입한 뒤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가치 투자’ 운용사들이다. 매매회전율이 71%에 불과한 유경PSG자산운용의 일반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8.85%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매매회전율이 각각 96%와 111%인 KB자산운용(11.22%)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12.08%) 수익률도 평균에 못 미쳤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매매회전율이 펀드 수익률을 갉아먹는다는 펀드 시장의 통념이 바뀔 때가 됐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신 대표는 “최근 몇 년 새 거래 수수료가 건당 0.1% 이하로 떨어지는 등 거래 비용이 많이 줄었다”며 “매매회전율과 펀드 수익률 간 상관관계는 거의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손바뀜이 잦은 펀드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확고한 투자철학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는 펀드가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주장이다. 한 가치 투자 스타일의 펀드매니저는 “길게 보면 뚝심 있게 투자하는 펀드가 투자 종목을 자주 바꾸는 펀드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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