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서버 메모리 수요 지속
고정거래가, 현물가격에 근접
한국 반도체업계 기록적 이익률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매출, 사상 처음으로 인텔 제칠 듯
모바일 시대, 메모리 우위 확인
업계, 증설투자 잇따라 나서지만 공정난이도 높아져 증산엔 한계
하반기까지 수요초과 이어질 듯
[ 노경목 기자 ] 지난 4월 반도체 시장에서는 D램 현물가격과 평균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이 정반대로 움직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4기가비트 DDR4를 기준으로 2월부터 조정을 받은 현물가격이 3.4달러에서 3.2달러 이하로 떨어졌는데도 평균계약가격은 전월 대비 12% 오르며 3.09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올초 1.4달러까지 벌어진 현물가와 평균계약가격의 차이는 0.1달러대까지 좁혀졌다. 그만큼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이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불문하고 일단 물량부터 확보하고 보자는 움직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파죽지세의 한국 반도체
이 같은 양상에 힘입어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벌어들일 돈만 30조원을 넘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도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비수기에 진입한 애플을 제칠 전망이다. 매출에서는 ‘반도체산업의 영원한 아성’이었던 인텔도 처음으로 누를 것으로 보인다. IC인사이츠는 2분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매출이 149억달러로 인텔(144억달러)을 누를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해온 맞수 애플을 누르는 것이 자존심의 문제라면 인텔을 제치는 것은 반도체 시장의 중심축이 인텔에서 삼성전자로 넘어오는 신호탄의 성격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시장의 강세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작년 6월부터 시작됐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는 답보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스마트폰 하나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앱(응용프로그램) 용량이 커지는 데다 각종 동영상과 음악을 스마트폰에 저장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놨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 직접 저장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가 메모리 수요를 더욱 촉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설투자 효과 예전같지 않아
지난 3월부터 스마트폰 관련 메모리 수요가 둔화되기 시작하자 서버용 메모리 시장도 열리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증설하면서다. 늘어나는 데이터 전송량을 빠르게 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용량의 D램이 필요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낸드플래시로 만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있어야 한다.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서버용 메모리는 가격도 비싸 메모리업체들의 매출과 수익률을 끌어올린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세계 메모리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이 지난해보다 33.3% 늘어난 553억달러, 낸드가 30.7% 성장한 485억달러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메모리업체들도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고 있다. IHS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설비 투자 규모는 307억달러로 2013년(147억달러) 대비 두 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은 기대만큼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세공정과 3차원(3D) 기술 적용으로 공정 난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5조원 안팎이면 메모리 반도체 공장 하나를 세울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15조~17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삼성전자 평택 공장에서 3D 낸드가 양산되지만 낸드플래시 공급량은 수요에 못 미칠 것”이라며 “수익성이 낮은 평면 낸드 공장을 닫고 3D 낸드 생산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투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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