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깨닫고 하늘로 올라가
제대로 안 지키는 '엄마의 당부' 같은 톨스토이 단편
내 삶에 질문을 해보자
교훈과 진리를 담은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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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도 많은 사랑을 받지만 톨스토이가 남긴 50여 편의 중편과 단편 가운데 여러 작품은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된 필독서가 됐다. 러시아 민화에 기반을 둔 톨스토이의 단편들은 ‘진정한 교훈을 주며 삶의 의미를 반추하게 만든다’ ‘보편적이지만 중요한 진리를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에서 구전된 전설이나 민담에 톨스토이가 추구하는 소박한 진리를 더해 작품을 완성시켰기 때문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촘촘한 구조와 난해한 스토리, 수식이 과한 문장으로 독서를 방해하는 일단의 단편소설과 달리 톨스토이의 작품은 편하게 읽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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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톨스토이의 답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다. 툴툴거리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구두장이 세몬은 알몸으로 떨고 있는 남자에게 자신의 외투를 입혀 집으로 데려온다. 남자는 하늘에서 쫓겨난 천사로 세 가지를 깨달아야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다. ‘첫째 사람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둘째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셋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책을 읽으며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톨스토이의 답과 비교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세몬에게 일을 배워 일류 구두장이가 된 천사는 6년 만에 세 번째 상황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부모 잃은 쌍둥이를 키운 여인이 아이들의 구두를 맞추러 오자 천사는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사실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 속에 사는 자는 하나님 안에 살고 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므로”라는 깨달음을 얻은 천사는 드디어 하늘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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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만 안 지키는 ‘엄마의 당부’ 같은 소설
과연 사람들은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는 천사가 아니라 악마가 등장한다. 농부인 바흠은 아내가 도시에 사는 언니와 서로 잘 산다며 티격거리는 걸 지켜보다가 “지금 이 생활에서 땅만 여유가 있다면 난 겁날 게 없어. 악마도 무섭지 않아”라고 중얼거린다. 이 말을 들은 악마는 ‘너에게 땅을 듬뿍 주지. 땅으로 너를 사로잡고 말겠어’라며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계속 유리한 조건을 찾아다니며 땅을 넓혀가던 바흠은 최상의 제안을 받는다. 하루 종일 걷다가 출발지로 되돌아오면 그 땅을 싼값에 주겠다는 얘기에 흥분한다. 엄청난 땅을 가질 욕심에 멀리까지 나갔던 바흠은 약속 시간에 맞추기 위해 무리해서 달려오다 숨이 멎고 만다. 바흠에게 필요한 땅은 과연 몇 평일까?
이 외에도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 《불을 놓아두면 끄지 못한다》 《어떻게 작은 악마는 빵 조각을 보상하였는가》처럼 제목만으로도 이야기가 떠오르는 작품들과 《바보 이반》 《두 노인》 같은 친숙한 작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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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복잡할수록 생각을 단순화시켜야 한다. 톨스토이의 단편소설로 내 삶에 질문을 던져보자.
이근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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