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가능성 시사한 한은…이주열 "경기 회복 땐 통화완화 조정"

입력 2017-06-12 09:40   수정 2017-06-12 09:51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 오던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을 시사하는 신호를 내놓았다.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열린 한은 창립 67주년 행사에서 "최근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수요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며 저금리 기조 유지를 언급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그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도를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현 1.25%까지 떨어뜨린 뒤 1년간 이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는 "우리 경제는 소비회복세가 여전히 완만하지만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투자도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성장률이 4월 공표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새 정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방안이 실행에 옮겨지면 성장세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성장 모멘텀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되도록 하려면 내부 구조적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쟁 제한적 규제 완화,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등을 통해 기술혁신이나 신산업 등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하고 부문 간 불균형을 완화하며 경제 선순환 구조를 복원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운영에서 가계부채 증가세,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추이 등 금융안정 관련 주요 사항에 유의해야 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팀 출범과 관련해서는 "경제 정책이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 등 통화정책 운용 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심히 살펴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안정을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며 "금융시스템 잠재 위험 요인인 가계부채 높은 증가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동향 모니터링, 증가요인 분석, 리스크 평가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감독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잘 유지해야겠다며 "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요인 전개 방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때는 적합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한은 직원 성희롱 사건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총재는 "조직생활과 일상생활에서 중앙은행 직원으로서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자기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창립기념식은 현재 한은 건물에서 치러지는 마지막 행사다. 한은은 본관 리모델링과 통합별관 건축을 앞두고 임시 터전인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이전 작업을 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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