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3·음양사 등 대거 수입
국내 중소업체 "생태계 위협"
인디게임 달래기 나선 카카오
"22개 중소업체에 700억 투자…하반기 다양한 국산게임 출시"
[ 유하늘 기자 ] 카카오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끈 모바일게임을 국내로 속속 들여오고 있다. 흥행력이 검증된 게임을 들여오는 것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형 게임사들이 국내 게임 발굴보다 해외 인기 게임 수입에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13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 넷이즈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음양사’의 국내 출시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출시된 음양사는 중국 양대 게임사로 꼽히는 넷이즈가 동명의 일본 만화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제작한 게임이다. 깔끔한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중국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히트작이다. 음양사 계약금은 1000만달러(약 113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국내 대형 게임업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산 게임 수입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쿵푸팬더3(개발사 넷이즈), 아이러브니키(니키게임즈), 여명 포 카카오(라인콩), 의천도룡기(퍼펙트월드) 등을 중국에서 들여왔다.
이에 대해 카카오가 국내 게임 발굴보다는 해외 게임 수입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삼하 서강대 게임교육원 교수는 “대형 업체들이 외국 대작 게임 유통에만 집중하면 소규모 개발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국내 게임업계의 양극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중국 게임에 막대한 계약금을 내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이다 보니 좋은 게임을 수입할 뿐 특별히 중국 게임만 들여오는 것은 아니다”며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케이큐브벤처스 등과 함께 지난 1년간 국내 게임사 22곳에 총 706억원을 투자하는 등 생태계 활성화에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 겸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국내 유망 게임사에 꾸준히 투자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로스트하바나, 에잇킹덤즈 등 다양한 국산 게임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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