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은 기자의 핫플레이스] 일본 쉐어하우스 업계 1위 '오크하우스' 직접 가보니

입력 2017-06-13 10:10   수정 2017-06-13 10:16

1인 가구 급증하며 쉐어하우스 관심 증가
편리한 입주, 안정적 수익, 활발한 커뮤니티 비결



주택을 공유하는 형태의 ‘쉐어하우스(셰어하우스)’가 청년층의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일찍이 비슷한 형태의 주거 시설을 운영해온 일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쉐어하우스는 다수가 한 집에서 살면서 개인 공간인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지만, 거실·화장실·욕실 등은 공유하는 형태의 주거 시설을 의미한다.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취사·휴식 등 생활공간이 마련돼있어 주거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편리한 입주에 공실률 부담 적어

쉐어하우스에 대한 국내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1인 가구 수가 최근 가파르게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17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9.9%(2016년 기준)에 달한다.

이에 원룸보다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입주민 커뮤니티까지 형성할 수 있는 쉐어하우스가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한 때 홍대·명동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번?던 '게스트하우스 붐'에 이어 쉐어하우스가 수익형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1~2인 가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일본의 경우, 1980년대부터 쉐어하우스 형태의 주거 양식이 등장했다. 올해로 설립 19년째를 맞은 ‘오크하우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쉐어하우스 운영 업체로 꼽힌다. 현재 약 210개의 소셜하우스를 보유, 운영 중이다.

지난 9일 한국사회능력개발원이 진행한 ‘일본 부동산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요코하마시 아오바구에서 운영 중인 ‘오크하우스’ 한 곳을 직접 찾았다. ‘편리한 입주’, ‘안정적 수익’, ‘활발한 커뮤니티’, 업계 1위 업체인 ‘오크하우스’가 말하는 성공 비결이다.

이날 브리핑을 담당한 에비하라 오크하우스 부장은 “‘캐리어 하나만 들고 들어오면 된다’는 게 오크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반 주택 입주 시 보증인이 필요하고 절차가 복잡한 데 반해 쉐어하우스는 별도의 심사 과정 없이 입주할 수 있다. 개인 공간인 침실에는 침대, 책상, 세면대, 냉장고가 이미 설치돼있다. 음식을 해먹거나 빨래를 하려면 공용 공간인 식당과 세탁실을 이용하면 된다.

숟가락, 젓가락부터 사야 하는 일반 주택 입주와 비교해 초기에 드는 비용이 적은 편이다. 침대 커버와 이불 역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오크하우스에서 대여해준다. ‘캐리어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게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일본인은 물론이고 외국 유학생들의 입주율도 높은 편이다. 국적 별 입주 비율을 보면 일본인 비율이 59%, 외국인이 41%를 차지한다. 외국인 중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많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일정 기간 일본에 체류하는 유학생들이 쉐어하우스를 찾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 "노후 주택, 리모델링 후 임대 원활"

구조는 일반 기숙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쉽다. 주로 1인실로 이뤄진 개인 공간은 전용 12㎡ 정도로 한 명이 사용하기에 적당한 크기다. 공용 공간은 기본적인 식당, 화장실, 샤워실은 물론이고 헬스장, 영화관, 테라스, 로비 등 다채롭게 꾸며져 있다.

오크하우스는 개인 주택이나 법인 사택, 기숙사 등을 직접 매입해 운영하거나 위탁 받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입지와 시설, 비용 등을 고려해 시설을 선정한 후 쉐어하우스 구조에 맞게 리모델링 하게 된다. 역세권에 위치한 노후 기숙사가 가장 선호도 높은 시설이다.

에비하라 부장은 “교외에 위치한 노후 주택의 경우 선호도가 떨어져 임대가 잘 이뤄지지 않는데 쉐어하우스로 개조해 운영하면 찾는 사람이 많고 공실률이 낮아 투자 상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료에서 수선비와 오크하우스에 지불하는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집주인이 얻을 수 있는 순수익은 30% 정도라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쉐어하우스의 경우 6개월 정기임대차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재개발 등에 따른 퇴거 명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한 구조다.

1명의 매니저가 150여명의 입주민을 일괄 관리해 임대료가 밀리는 경우도 거의 없다. 임대료가 제 때 입금되지 않으면 10일 간 하루에 한번 씩 매니저가 입주민에게 전화로 독촉을 하는 시스템이다. "공동생활로 인해 안면이 있는 사이인 만큼 임대료로 말썽을 부리는 입주민은 없는 편이"라는 게 이 곳 매니저의 얘기다.

1인 가구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커뮤니티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오크하우스에서 부담해 공연, 파티 등 입주민 행사를 주최하기도 하고 입주민들끼리 추렴해서 요리 교실, 스포츠 경기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에비하라 부장은 “쉐어하우스는 한 개의 부동산을 여러 개의 상품으로 분할, 임대하기 때문에 1명의 퇴거자가 발생하더라도 수익이 줄어들 뿐 지속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공용공간이 넓어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쉐어하우스 관련 이슈가 뜨거워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거 정책 공약으로 이런 주거 시설의 확대 공급을 내걸면서부터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청년들의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는 '쉐어하우스'도 적극 지원하겠다"며 "월세 30만원 이하의 쉐어하우스형 청년임대주택을 임기 내 5만실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노후주택을 개선할 경우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할 수 있어 부작용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도쿄=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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