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말 '맞춤형·선별적' 종합대책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조기 도입
청약조정대상지역 전매제한 최대 5년으로 "시장 불안 지속 땐 정책 수단 총동원"
[ 임도원 / 이태명 / 이해성 기자 ] ‘김동연 경제팀’이 준비 중인 부동산 대책의 윤곽이 드러났다. 집값이 오른 지역에 한해 투기 수요만 잡고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맞춤형·선별적’ 대응이다. 부동산 시장이 서울 부산 등에서만 국지적으로 과열되고 있는 데다 전면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면 자칫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고민의 결과다.
정부는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금융 규제와 부동산 규제를 함께 담은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부동산 대출을 조이고 청약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이 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유예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런 대책에도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가동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엄포’도 내놨다.
◆LTV·DTI 일괄 환원 안 한다
금융 규제는 대출 규제인 담보인정비율(LTV·담보로 맡기는 주택의 가격 대비 대출가능 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DTI·총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선별적으로 조이는 방향이 유력하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8월 50~70%(수도권, 은행 기준)이던 LTV를 지역에 관계없이 70%로 완화했다. DTI도 50~60%(수도권, 은행 기준)에서 60%(수도권, 모든 금융권)로 풀었다.
금융당국은 2014년 8월 이전 수준으로 일괄 환원하는 대신 투기 수요를 겨냥해서만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거론된다. △다주택자 △고가 주택 △서울 강남 등 집값 과열지역 등으로 세분화해 규제 대상을 정하는 것이다. 2주택자 이상이나 집값 9억원 이상 등 실수요와는 거리가 먼 대출 수요에만 기존처럼 LTV와 DTI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에 더해 올 들어 집값이 급등해 과열 양상을 띠는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LTV·DTI를 조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실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용 대출, 1주택자 대출, 지방 등에는 LTV·DTI를 현 수준 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위주로 대출 한도를 정하는 DTI와 달리 소득 대비 모든 금융권 원리금 상환액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정하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애초 2019년에 DSR을 은행권 대출심사 기준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부동산 과열, 가계부채 증가가 이어지자 1년가량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DSR 적용 방식도 ‘은행 자율’에 맡기기로 했으나 일률적으로 150%(원리금상환액/연소득)로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재건축 매매 규제할 듯
국토교통부는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추가 규제를 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다시 시행되는 만큼 이에 대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추가 조치가 예상된다. ‘조합원지위양도(조합원분 물건 매매) 금지’를 적용하는 방안도 가능한 대책 중 하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정비사업자금 대출보증 요건 강화 등도 거론된다.
청약 규제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 청약조정대상지역(서울, 경기 과천·성남 등)에서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현재 1년6개월~3년에서 최대 5년으로 묶는 방안 등이다.
투기과열지구를 재지정하는 방안은 유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과열지구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2000년대 초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부산, 대구, 창원, 울산 등이 지정됐다가 차례로 해제됐다. 2011년 서울 강남권 4개 구가 마지막으로 해제된 것을 끝으로 새로 지정된 곳은 없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재건축 조합원의 명의 변경과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등 강력한 규제를 받는다.
정부는 그러나 종합대책 시행 뒤에도 집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비롯한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와 금융 규제를 함께 강화하는 종합대책인 만큼 추가 대책이 필요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이태명/이해성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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