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상조 이어 강경화도 임명 채비…정우택 "협치 물 건너갔다"

입력 2017-06-13 19:15   수정 2017-06-1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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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김상조 공정위원장 임명 강행
청와대-야당 정면 충돌…추경·정부조직법 처리 난항 예고

높은 지지율 자신감…임명 강행
문재인 대통령 "흠집내기식 청문회, 폭넓은 인사에 장애"
야당 "강경화도 임명 땐 강력 저항"



[ 조미현 / 유승호 / 김기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밀어붙이면서 정국은 급격하게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선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14일로 예정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까지 강행할 경우 야당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청와대 “국민 검증 통과했다”

문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김 위원장을 임명한 것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1차 기한(7일)과 2차 기한(12일)까지 넘기면서 보고서 채택을 기다린 만큼 국회에 어느 정도 양해를 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 인사청문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도 24명 중 과반인 14명이 김 위원장 임명에 찬성했다.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김 위원장의 의혹도 국민의 양해가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봤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80%를 넘는다는 자신감도 한몫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도 김 위원장을 인정했다”며 “흠결보다 정책과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국민 눈높이에서 김 위원장은 이미 검증을 통과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현재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자질, 능력 등을 검증하기보다 흠집내기식으로 하니 정말 좋은 분들이 특별한 흠이 없어도 인사청문회 과정이 싫다는 이유로 고사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 때문에 폭넓은 인사를 하는 데 장애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청문회 보이콧’까지 검토

청와대가 “야당과의 협치는 원칙적으로 지켜가겠다”고 했지만 야당과의 관계는 더욱 꼬일 것이란 전망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 위원장 부인의 취업 특혜 의혹 등을 이유로 임명에 반대해 왔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유감스러움을 넘어 좌시할 수 없는 폭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은 협치 포기 선언”이라며 “야당을 기만하고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인사청문회 보이콧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 임명에 찬성 입장이었던 국민의당도 “국회 동의가 없는 임명 강행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이 말하는 협치와 야당이 말하는 협치가 과연 같은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경화 임명 밀어붙일까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법정 시한인 14일 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문 대통령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처럼 강 후보자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으면 임명을 강행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봐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보고서가 채택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 임명에 대한 야당의 반응을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강 후보자 임명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 권한대행은 “문 대통령이 강 후보자까지 임명한다면 보다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강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 후보자 임명에 동의해 주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12일)이 이미 지난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인사청문회법상 정 의장은 여야 합의가 없더라도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조미현/유승호/김기만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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