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윤곽
국무위원 후보자 15명중 13명
민주당 친문인사·캠프 출신
인재풀 한계…정통관료는 배제
[ 손성태 / 조미현 / 김기만 기자 ]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장관 후보자 4명을 추가로 지명하면서 17개 정부 부처 중 15곳의 장관 후보자가 정해졌다.
내각 인선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대선 캠프와 시민운동단체 출신을 전진배치하는 ‘코드인사’로 요약된다. 야당에서는 초기 이낙연 국무총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발탁 등에서 보여준 탕평·개혁인사 원칙이 갈수록 후퇴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비주류와 여성, 지역안배 등에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이지만 인재풀(pool)을 확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여권 내부에서도 흘러나온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호출된 15명 후보자 중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은 지난 대선캠프에서 맹활약한 공신들이다. 김부겸(행정자치부), 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김현미(국토교통부), 김영춘(해양수산부) 의원 등 후보자들도 공동 선대위원장이나 캠프의 분과별 단장 등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지명된 장관 후보자들도 친문(친문재인)계나 과거 노무현 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재선 의원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맡았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10번째로 영입한 외부 인사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 변호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가 2012년 대선에서는 캠프에 직접 참여했다. 이 총리를 포함하면 이날까지 지명된 15명 국무위원 후보자 중 13명이 캠프와 당 출신의 친문인사로 채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조기 대선으로 탄생한 과도정권인 데다 산적한 개혁과제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한 인사들로 내각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인재풀을 확장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15명 국무위원 후보 중 송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하곤 해당 부처 근무경험을 갖고 있는 관료 출신이 드물다. 고시 출신 정통 관료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뿐이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도 ‘비(非)사법고시’ 출신인 안 후보자를 전격 발탁했다. 관료사회의 ‘주류파괴’를 통해 새 정부의 개혁과제를 수행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신 문 대통령은 21명 차관 중 17명을 해당 부처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정통관료 출신들로 채웠다.
시민운동 및 시민단체 출신이 1기 내각에 대거 참여했다. 김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과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활동했고, 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시민평화포럼과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낸 시민운동가다.
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의 지역은 고르게 분포됐다. 16명의 출신 지역은 수도권 3명, 충청 3명, 영남 6명, 호남 4명이다. 부총리급 이상 세 자리는 모두 비(非)영남 출신을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손성태/조미현/김기만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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