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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경영평가를 ‘D등급’으로 평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로 약 1조원에 넘기는 매각 협상이 ‘상표권 논란’으로 지연되자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수순으로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12일 열린 주주협의회에서 금호타이어 ‘2016년 경영평가’에서 ‘D등급’으로 평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금호타이어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박 회장이 보유한 경영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년 연속 경영평가에서 D를 받은 경우 채권단은 회사의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해임권고를 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2015년 경영평가에서도 D등급을 받았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실적이 향상되는 동안 금호타이어만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박 회장에게 경영을 계속 맡기기 힘든 상황이라는 데 주주협의회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이 ‘경영권 박탈’이란 초강수를 빼든 것은 금호타이어 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금호그룹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무기로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요율을 기존 0.2%에서 0.5%로 올리고 20년간 의무 사용을 약속할 것을 요구한 박 회장 측 제안을 거절하고, 오는 16일까지 기존안 동의 여부를 통보해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기존안은 상표권 사용요율 0.2%유지, 사용기한 5년 보장, 자유로운 해지 가능 등이다.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실적 악화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고, 금호타이어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 금호그룹 전체에 재무적 충격을 줄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금호그룹이 채권단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2016년 영업이익은 1200억 원으로 회사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시기인 2014년 영업이익(3583억 원)과 비교해 66.5% 감소했다. 난징, 창춘, 톈진 등에 있는 중국법인 당기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403억까지 늘어났다. 이는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같은 기간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경쟁업체의 실적이 향상된 것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박 회장에게 부담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시키는 유일한 길이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이라며 “16일까지 금호그룹과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경영권 회수 등의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정지은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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