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숍 키우는 패션업계
LF '라움맨' 젊게 새단장…신세계는 올해 19곳 추가
자체 의류부터 명품까지 차별화로 멋쟁이들 '발길'
[ 민지혜 기자 ]
남성용 패션 브랜드를 한데 모아놓은 편집숍이 인기다. 비교적 저렴한 자체 제작 의류부터 구하기 힘든 해외 패션 아이템까지 다양한 제품을 한곳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LF, 코오롱FnC 등 패션업체는 물론 백화점들도 남성용 편집숍을 확대하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곳에서
LF는 이달 초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남성용 편집숍 ‘라움맨’을 새단장해 선보였다. 기존엔 30~50대를 겨냥한 고가 브랜드를 주로 판매했지만 이번에 젊은 층을 위한 브랜드들로 재편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이 직구(직접구입)하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튀는 색상으로 유명한 ‘마키아제이’, 젊은 층이 선호하는 ‘바시티’, 니트로 유명한 ‘오비우스 베이직’ 등이다. 모두 국내에 없는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작년 9월 남성복 편집숍 ‘맨온더분’을 처음 열었다. 자체 제작 의류 60%, 해외 수입 브랜드 40%로 구성했다. 재킷은 30만~40만원대, 바지는 10만~20만원대, 정장 한 벌은 50만원대다. 해외 브랜드는 바이어(MD)들이 유행제품을 선별해 들여온다. 바지 전문 브랜드 ‘에이티피코’ 등 국내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 현재까지 11개 매장을 열었고 연말까지 12개 매장을 추가로 연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목표는 100억원으로 잡았다.
코오롱FnC의 남성용 편집숍 ‘시리즈’는 ‘히스토릭’, ‘울앤코’, ‘피버’ 등 차별화된 해외 브랜드를 들여오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2년 54개이던 매장은 작년 말 98개로 늘었다. 매년 2배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차별화된 아이템 찾으려는 수요
패션업체들이 남성용 편집숍을 확대하는 것은 사업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편집숍은 여러 브랜드를 한곳에서 비교해보고 사길 원하는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하기에도 좋다.
유통업체들은 편집숍을 ‘인큐베이터’로 운영하고 있다. 수십 개 브랜드 제품을 들여온 뒤 반응이 좋은 한두 개를 골라 직접 계약을 체결, 단독 매장을 여는 식이다.
편집숍은 매출도 높은 편이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의류 편집숍 ‘아카이브’는 매달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보통 패션 브랜드들은 백화점에서 월 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롯데백화점은 아카이브 외에도 구두만 따로 모아놓은 ‘맨잇슈’, 잡화와 액세서리류를 주로 판매하는 ‘다비드컬렉션’ 등 편집숍을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도 남성용 편집숍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폼 멘즈 라운지’는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일본 등에서 들여온 40여 개 브랜드를 판매한다. 작년 8월 첫선을 보였는데 매달 목표치를 10~20% 웃도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들어선 여행용 가방과 소품류를 전문으로 다루는 수공예 브랜드 ‘에지아’, 프랑스 실크 전문 브랜드 ‘피에르 루이스 메시아’, 캐나다 디자이너 브랜드 ‘포츠’ 등을 새로 들여왔다.
이상훈 LF 신사1사업부 상무는 “남다른 패션감각으로 개성을 부각시키려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며 “남성 전문 편집숍에서 나만의 아이템을 찾으려는 소비 트렌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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