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상승 압력 커져…1400조 가계빚 부실화 우려

입력 2017-06-15 17:29   수정 2017-06-16 07:18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계 부채 뇌관 터지나

"기준금리 0.25%P 오르면 추가부담 이자만 연 2.3조"
한계가구 부담 눈덩이



[ 안상미 / 정지은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축소 방침을 발표하면서 국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Fed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여서 앞으로 시중금리 상승→대출금리 상승→가계 이자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가중평균 금리)는 연 3.41%로 지난 연말(연 3.29%)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이 금리는 지난 3월 미국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연 3.43%까지 올랐다가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금리는 지난달 연 1.47%로 전월에 비해 0.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고점(연 1.56%)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달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중금리에 반영된 상태라 단기적으로 금리 상승 폭이 크지 않겠지만 앞으로 시중금리 및 대출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늘어나는 이자가 2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3월 말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1359조원으로 지난해 말 1342조원에 비해 17조원가량 불어났다. 4월과 지난달 가계대출이 각각 7조2000억원과 10조원 증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가계부채는 1400조원에 육박한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특히 부채상환 능력이 취약한 한계가구의 부담이 커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각각 1%포인트, 3%포인트 높아질 때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현재 38.7%에서 각각 40.4%, 43.9%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가구의 DSR은 현재 127.3%에서 각각 130.6%와 134.0%로 불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부담이 커져 대출 수요가 과거보다 제한되는 효과가 있다”며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할 때 이런 점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정지은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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