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균주·기술 빼갔다"... 메디톡스, 미국서 대웅제약에 소송

입력 2017-06-15 17:36   수정 2017-06-16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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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 "나보타 美진출 방해 의도"


[ 김근희 기자 ]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법원에 대웅제약과 이 회사의 보툴리눔톡신 제품 미국 판권을 가진 다국적 제약사 알페온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 원재료인 균주와 기술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사내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 직원 A씨와 이 정보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대웅제약 직원 B씨 등도 함께 고소했다.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A씨가 대학 친구 사이인 B씨에게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균주 정보와 제조공정 등 일체의 정보를 전달하고 금전적인 대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A씨가 대웅제약에서 12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받았으며, 미국의 한 대학에서 박사후과정 유급직을 보장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등 피고소인이 훔쳐간 보툴리눔톡신 균주로 인해 침해된 지식재산권을 반환받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부터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와 기술을 도용해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나보타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자사 제품인 메디톡신의 염기서열 정보를 공개하고 대웅제약에도 균주 출처와 염기서열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염기서열은 특정 생물체를 규정하는 고유 식별지표로 균주의 출처를 알 수 있는 정보다.

업계에서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나보타의 미국 판매를 막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보타 미국 판권을 가진 알페온은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FDA는 바이오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균주 출처 등을 밝히도록 요구하고 있어 이번 소송으로 나보타 판매허가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나보타의 미국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메디톡스 주장이 사실이 아닌 만큼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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