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촬영 때도 대통령과 팔짱
[ 정인설 기자 ] 새 정부 들어 달라진 장·차관 임명장 수여식이 화제다. 대통령 정면으로 한 줄로 서서 혼자 임명장을 받던 모습에서 결혼식처럼 배우자와 함께 나란히 서서 임명장과 꽃다발을 받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청와대 수석들도 신임 장·차관 옆에서 하객처럼 친근하게 박수를 치며 축하해주는 형태로 변했다.
지난 9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시작으로 15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포함한 27명의 차관급 인사도 새로운 방식으로 임명장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반부터 시작된 임명장 수여식엔 27명 중 25명의 차관급 인사가 가족을 대동했다. 여성인 김외숙 법제처장과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어머니와 함께 나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과 꽃다발을 받았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아들과 함께 축하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때 좌천됐다 통일부로 복귀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 배우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문 대통령 앞에서 눈시울을 적셨다.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의 부인은 오른쪽 다리에 부목을 하고 꽃다발을 받았다.
파격은 기념 촬영 때도 이어졌다. 통상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장·차관들과 배우자가 양옆으로 섰지만 어머니와 함께 온 법제처장은 예외였다. 문 대통령이 김 처장의 모친을 가운데로 오게 한 뒤 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과 김 처장은 법무법인 부산에서 함께 일했다. 맹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의 부인은 문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기념촬영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직접 임명장 수여식 형태를 바꿨다”며 “참석자들이 모두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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