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만명 방문?…"명소됐다" 자평
[ 박상용 기자 ] ‘개장 한 달 만에 203만 명 방문!’
서울시가 19일 발표한 보도자료 제목이다. 지난달 20일 개장한 서울로7017(서울역 고가공원·사진)에 한 달 새 203만3000여 명의 시민이 다녀갔다는 내용이다. ‘5월29일 4만8759명’ ‘6월4일 10만4959명’ 등 하루 방문객 수도 자세히 담겼다. 서울시는 “12월까지 1000만 명 방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로7017이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자평했다.
서울시는 자화자찬했지만 실망감을 표시하는 방문객도 적지 않다. 좋은 아이디어에다 600억원이라는 많은 공사비가 투입됐음에도 ‘명물의 탄생’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는 평가다. 특히 그늘이 부족하고 보행로가 좁은 점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휴식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조만간 15개의 몽골텐트(그늘막)를 설치하고, 2~3인용 의자 20조를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방문자 수가 과장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는 하루 전 215만명이 방문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가 이날 오전 203만 명으로 정정했다. 지난 주말 폭염으로 방문객이 줄었다는 이유를 댔지만 깔끔한 설명은 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현장 직원 네 명이 네 곳의 진입로에 서서 방문객을 직접 세고 있다. 15분 동안 지나가는 사람을 센 뒤 4를 곱해 해당 시간 방문객을 추산하는 방식이다. 이는 도심에 대형 건물이나 시설을 지을 때 사업타당성 평가에 활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으로, 숫자 조작이 손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작업 집계여서 오차가 있을 수 있다”며 “다음달부터는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자동으로 방문객을 세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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