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은/박재원 기자 ]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0일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의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박탈하겠다”고 못박았다. 금호그룹과의 기존 거래 관계를 유지할지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 측이 끝내 채권단이 제시한 상표권 협상에 응하지 않은 데 따른 최후통첩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 직후 공식 입장 자료에서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드시 박 회장 등 현 경영진 퇴진과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 측은 “채권단에 소속된 산은 등 8개 기관은 금호그룹과의 거래 관계 유지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의 이번 결정은 박 회장 측이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사용에 협조하지 않는 게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채권단은 금호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대표이사 박삼구) 측에 사용료율 0.2%(매출 대비) 등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금호산업은 0.5%를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상표권 사용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로 매각에 차질이 생기면 박 회장 측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 측은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한다”고도 밝혔다. 박 회장 측이 추가 협의를 통해 상표권 사용을 허용한다면 더 이상 매각 절차에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채권단은 “상표권 문제로 매각이 무산된다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추가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주협의회에선 상표권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에 대비해 더블스타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사용료를 대출금리 인하로 보전해주는 방안도 논의했다. 금호산업 측이 제시한 상표권 사용료율을 적용하면 더블스타는 연간 90억원 규모의 사용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이 비용을 금호타이어 채권(2조2000억원)에 대한 금리 인하로 보전해주는 것이다.
금호 측은 내부 논의 후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채권단이 우선매수권 컨소시엄 구성 논의 때는 박 회장 개인 자격을 강조해 놓고 금호산업의 상표권 허용 결정에는 금호그룹 거래 재검토까지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채권단이 제시한 상표권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매각 불발 시 책임을 묻겠다는 것도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채권단이 박 회장 측에 사실상 ‘경고’를 한 만큼 상표권 사용 협상에서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지은/박재원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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