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실적 넘는 삼성전자…주가도 '맹추격'

입력 2017-06-20 17:53   수정 2017-06-21 15:13

애플 2분기 영업익 11兆 예상
삼성전자 사상 첫 애플 추월할 듯
반도체 이익도 인텔 넘을 전망
삼성전자 주가는 아직 저평가
PER '애플 절반' … 시총은 34%



[ 윤정현/최만수 기자 ] 삼성전자가 한 달여 만에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이 글로벌 스마트폰 1위 회사인 애플을 처음 추월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도 사상 처음 인텔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에 비해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크게 낮은 만큼 사상 최고가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 인텔 누르고 세계 1위 예고

삼성전자는 20일 7만9000원(3.39%) 오른 240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8일(종가 235만1000원) 세운 전 고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날 상승폭은 금액 기준으로 2015년 10월7일(10만원) 이후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이날만 3178억원어치를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유가증권시장 종목은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탄탄한 펀더멘털(기초 체력)과 이익 창출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삼성전자의 ‘몸값’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 2분기를 기점으로 스마트폰과 반도체 분야에서 각각 세계 1위인 애플과 인텔을 한꺼번에 제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3조1314억원이다. 다음달 잠정 실적 발표일을 앞두고 추정치는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14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인 105억5000만달러(약 11조9827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인텔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조원 이상으로 인텔 추정치(약 4조4190억원)보다 훨씬 많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과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경쟁 업체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PER은 8.6배로 애플(16.4배) 및 인텔(12.6배)보다 저평가돼 있다. PBR도 1.5배에 불과하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애플의 108%, 인텔의 292%로 예상되지만 시가총액은 애플의 34%, 인텔의 156%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나란히 역대 최고가(종가 6만4000원)를 찍은 SK하이닉스의 PER(4.9배)과 PBR(1.3배)은 삼성전자보다도 더 낮다.

○IT주 추가 상승에 무게

지난 3월 이후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면서 몇몇 외국계 증권사들이 들고나온 ‘반도체 고점 논란’은 현재 쑥 들어간 상태다.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서면서 낸드플래시 메모리로 만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D램 가격은 내년에도 생산 물량이 늘지 않아 강세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주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국내 반도체 업체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화권 업체나 미국 브로드컴이 인수해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 컨소시엄이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최만수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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