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의 왜&때문에] 병아리 튀김?…교촌 '1인1닭' 해도 배고픈 까닭은

입력 2017-06-21 10:05   수정 2017-06-21 11:46


치킨 한 마리 시키면 보통 몇 조각 정도 먹나요. 웬만한 성인 남녀라면 한 사람이 한 마리는 먹지 않을까요. 1인1닭 말입니다. 그 정도는 먹어줘야 배가 든든한데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교촌치킨만큼은 1인1닭을 하고도 배가 고프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양이 적어 닭이 아니라 병아리를 쓰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생길 정도입니다.

먹을게 없다고들 불만을 터트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리지날 기준 1만5000원으로 다른 곳보다 특별히 싸지도 않은데, 양은 적어 보이니 왠지 손해 보는 느낌도 납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교촌치킨 닭은 왜 이렇게 작은 건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작지 않다'가 답입니다.

교촌치킨이 사용하는 닭은 BBQ나 BHC 등 다른 대형 브랜드와 같은 10호 닭입니다. 닭은 무게에 따라 호수가 정해지는데 10호 닭은 생닭 기준 1kg에서 ±50g 정도인 닭을 말합니다. 닭 자체의 크기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우리는 왜 교촌치킨을 먹을 때 작다고 느끼는 걸까요.

먼저 튀김옷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교촌치킨은 겉에 튀김옷을 아주 얇게 입혀 튀겨냅니다. 그만큼 부피가 작아지고 튀김옷을 덜 먹게 되니 포만감도 적어지는 거죠.

하지만 튀김옷을 벗겨내고 봐도 닭이 작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조각 수입니다. 교촌치킨은 닭 한 마리를 25등분해 튀기고 있습니다. 12조각인 다른 브랜드보다 배 이상 많습니다.

소스를 흥건하게 붓는 타입이 아니라 붓으로 바르는 타입이니 만큼 단면적이 넓은 편이 더 잘 스며들겠죠. 잘게 자르면 기름기도 더 잘 빠진다고 하네요.

또 다른 이유는 튀김 시간입니다. 교촌치킨은 생닭을 두 번 튀겨 판매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치킨을 2번 튀겨 판다고 하면 미리 한 번을 초벌로 튀겼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또 한 번 튀겨 파는 것을 말하죠.

그런데 교촌치킨은 주문 후 2번을 튀겨낸다고 합니다. 1차로 한 번 튀겨낸 후 치킨에 붙어 있는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면서 한 번 더 튀기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고기의 기름기가 빠져나가며 보다 담백해지는 동시에 부피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 때문에 똑같은 10호 닭을 쓰면서도 교촌치킨의 닭이 더 작아 보이는 거죠.

물론 일반적인 후라이드 치킨의 바삭한 튀김옷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두툼한 튀김옷까지 포함해서 '치킨'이라 불러야 한다는 '튀김옷 보수파'도 있죠.

튀김옷이 없어 다른 치킨보다 배가 덜 부른 것도 사실입니다. 튀김옷은 밀가루와 기름으로 이뤄졌으니 포만감이 높죠.

하지만 수많은 치킨 브랜드 중 교촌치킨이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건, 그만큼 튀김옷이 없는 스타일의 치킨을 좋아하는 분도 많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아무튼 이제 교촌치킨을 먹으면서 손해 보는 느낌은 갖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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