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조엔 중 3천억엔 부담
28일 인수 계약 체결
[ 도쿄=김동욱 / 좌동욱 기자 ] 일본 도시바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 최대 이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군이 초반 열세를 뒤엎고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이번 M&A를 지휘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상생형 인수 구조를 앞세워 자금력 부족과 일본 내 반한(反韓)정서, 반독점 심사 가능성 등 3대 걸림돌을 한꺼번에 뛰어넘는 수완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한국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가 인수 조건으로 내건 2조엔(약 20조50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했다. 베인캐피털과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외에 복수의 일본 기업이 보통주와 우선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들에게 대출 형태로 자금을 지원한다. 일본 언론은 대출 규모를 약 3000억엔으로 추정했으며 나중에 전환사채(CB)처럼 주식으로 전환하는 조건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과 1주일가량 개별 협상한 뒤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매각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각국 독점금지감독당국 심사를 거쳐 연내 매각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애초 2조2000억엔대 인수금액을 제시한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유리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최 회장이 기술 유출 방지와 일본 내 산업시설 유지라는 일본 정부의 의향을 읽고 일본 업체들이 지분 과반을 차지하는 형태의 한·미·일 연합을 구성하는 정밀한 맞춤형 전략을 내세워 막판 대역전극을 펼쳤다는 평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좌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채팅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0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