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국내산 전투기가 필리핀과 이라크, 태국 등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산 전투기의 품질이 인정받게 된 데엔 숨은 일등공신이 있다. 정부를 대신해 군수품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올해로 설립 36주년을 맞은 방위사업청 산하 전문연구기관이다. 우수 군수품의 품질보증과 품질경영 업무를 맡아 미래 국방분야의 핵심기술을 발굴해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군 장병이 입는 전투복부터 첨단무기까지 우리 군이 사용하는 군수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기품원의 품질관리 활동은 무기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실제 운용까지 전 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연구개발단계에선 무기 대량생산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생산공학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한다. 업체가 제품 생산에 들어가면 품질경영 실태를 모니터링하며 기술을 조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생산현장에선 여러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분석하고 조치하는 의사결정자 역할도 한다.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는 항공기가 대표적이다. 기품원은 기초부품 제작 단계부터 부품 조립, 탑재장비 체계 통합, 기능구현 점검, 완성품 감사 단계까지 항공기 생산의 모든 공정에서 정부 품질보증활동을 한다.
부품 제작업체부터 최종 항공기를 조립하는 업체까지 전국 5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제조 과정에서 다양한 시험평가를 거쳐 완제품을 생산한다. 최종 완성품 감사와 시험비행을 거쳐야만 군에 납품된다. 납품이 끝난 뒤엔 품질개선을 포함해 기술지원을 한다. 무기를 운용하는 군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기품원은 무기체계 분야별로 전문센터를 두고 있다. 전문센터는 △전투물자센터(서울) △탄약센터(대전) △유도전자센터(대구) △함정센터(부산) △기동화력센터(창원) △항공센터(사천) 등 전국 6곳이다. 이 센터를 통해 군수품 생산현장 가까이에서 품질관리활동을 한다.
기품원은 한 해 동안 600여 개 군납업체에서 생산하는 4만여 제품의 품질보증을 해준다. 금액으로만 환산해도 7조원대다.
기품원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군수품 품질보증 전문기관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국과 국제품질보증협정을 맺고 해외로 수출하는 군수품에 대해서도 구매국을 대신해 품질보증을 한다. 상대국가가 기품원의 국제 품질보증을 수출 계약 필수요건으로 내걸 정도다.
기품원은 업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06년부터 미래 국방과학 기술의 청사진을 그리는 ‘국방기술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외 국방 관련 기술정보와 동향을 분석하는 ‘국방과학기술정보 통합관리’ 업무를 더했다.
기품원 관계자는 “믿고 쓸 수 있는 군수품을 확보하기 위해 기품원의 역량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유능한 기품원 연구원들이 우리 군의 무기 품질을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방산 제품의 품질을 강화하도록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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