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기대가 사그라진 화장품 업체들의 지지부진한 주가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6월 들어 주요 화장품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대비 부진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투자심리 경색이 완화됐지만 관련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주가 흐름은 실적에 달려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전망치가 조정되는 프리뷰 기간 뚜렷한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업종 대장주 아모레퍼시픽 주가(25일 종가 기준)는 이달 들어 7.14%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1.32% 상승)와 상반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주사인 아모레G 역시 8.97% 뒷걸음질쳤다.
화장품 외의 생활용품과 음료 등 사업 분야가 부각된 LG생활건강(0.97%)이 선전했지만 코스피 수익률에는 못 미쳤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OEM) 대표 기업인 한국콜마(-11.35%)와 코스맥스(-7.03%)도 주가가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5월 사드 보복 우려 완화에 따른 주가 상승분을 상당 부분 다시 내줘야 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보복 조치 해제 의지를 밝혔지만 해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고,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이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중 사드 관련 관광상품 판매 금지 등의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9월 이후에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사드 제재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단기적인 주가 반등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은 당분간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한·중 정상회담과 2분기 실적이 주가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2분기 면세점 매출과 해외 수출 부문이 정체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내수 부문 성장도 정체됐다는 진단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4067억원, 1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5%, 영업이익은 17.95% 감소한 수치다.
LG생활건강의 경우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5547억원, 2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0.18%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5.28% 감소할 전망이다.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이미 시장이 인지하고 있지만, 향후 3~4분기 실적이 개선된다는 근거에 힘이 실려야 주가가 뚜렷하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의 2분기 어닝쇼크는 이미 시장 내 인지하고 있는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3분기와 4분기에 대한 방향성이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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