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을 만든 결정적 순간들, '박현주 1호' 수익률 100%…대우증권 '통 큰 인수'

입력 2017-06-26 17:59  

미래에셋 20년 탐구

√최초 적립식펀드 돌풍 √미래에셋증권 상장
√'인사이트 펀드' 손실 시련 √골프공 1위 브랜드 인수



[ 이태호/이지훈 기자 ] 1998년 12월14일 오전 10시. 삼성증권 지점 한 귀퉁이에 ‘뮤추얼펀드 판매 창구’ 안내 표지판이 세워졌다. 박현주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의 가슴은 기대와 불안감에 마구 뛰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공모 상품 ‘박현주 1호’를 세상에 내놓는 순간이었다.

간접투자상품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을 때 내놓은 국내 1호 뮤추얼펀드였다. 등록한 지 열흘 된 신생 자산운용사가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상품을 내놓는 것은 모험이었다. 오후 1시, 박 사장은 펀드 설정액(500억원)을 3시간 만에 채웠다는 보고를 받았다. ‘박현주 1호’는 출시 7개월 만에 100% 수익을 돌파했다. 미래에셋 돌풍의 신호탄이었다.

#1 증권업과 보험업 진출=1999년 12월2일. 박 회장은 증권사(당시 E*미래에셋증권)를 세우면서 남다른 목표를 세웠다. 기존 주식중개수수료(브로커리지)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종합자산운용 컨설팅사’로 성장한다는 것이었다. 수익증권 판매에 집중한 미래에셋증권은 2000년 10월 업계에서 최단기간에 금융상품 판매잔액 1조원을 돌파했다. 높은 수익성과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2006년 2월 기업공개(IPO) 청약 때 당시 사상 최고인 29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2005년엔 SK생명을 인수해 생명보험업에 진출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온 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에 관심을 둘 때 보험사로 눈을 돌려 대형 금융그룹의 밑그림을 그렸다. 인수 당시 5조원이던 미래에셋생명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8조원으로 불어났다.

#2 적립식 펀드 돌풍=2004년 2월15일. ‘미래에셋 3억 만들기 적립식 펀드’ 출시는 자본시장의 혁명적 사건으로 꼽힌다. 적립식 개념을 처음 적용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장기 자본시장 참여가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적립식 펀드는 예금금리 하락과 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돌파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00년 4조원(순자산총액) 수준에 그쳤던 국내 주식형펀드 자산은 2007년 말 135조원으로 급팽창했다.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펀드는 이 중 45조원으로 3분의 1을 차지하며 펀드시장을 평정했다.

#3 시련 안긴 ‘인사이트’=2007년 10월31일. 창립 10주년을 맞은 박 회장은 야심작 ‘인사이트펀드’를 내놨다. 지역과 자산에 관계없이 투자하는 국내 첫 ‘스윙펀드’였다. 미래에셋의 첫 상품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에 보름 만에 3조원이 모이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1년 만에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광풍에 큰 좌절을 맛봤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2008년 인사이트펀드의 누적손실은 50%를 넘어섰고 장기간 부진을 이어갔다. 박 회장은 2012년 1월 일간지 광고를 내 투자자들에게 “아쉽고 안타깝다”며 사과의 뜻을 전해야 했다.

#4 글로벌 1위 브랜드 인수=2011년 5월20일. 미래에셋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토종 PEF인 미래에셋PE가 휠라코리아와 손잡고 글로벌 1위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미국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것. 12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거래였다. 이 회사가 지난해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하면서 미래에셋PE는 원금의 두 배에 가까운 현금을 회수했다. 대규모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가 글로벌 PEF의 고유영역이라는 인식을 뒤집은 성공적인 투자였다.

#5 대우증권 인수=2015년 12월24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빌딩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맨정신으로 보내기 힘든 하루하루였다”며 최종 입찰 당일까지 가슴을 졸였던 박 회장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증권업의 미래라고 판단한 박 회장은 대우증권 지분 43%를 인수하는 가격으로 입찰업체 중 최고가인 2조4000억원을 써내 ‘통 큰’ 승부수를 던졌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3월 말 현재 자기자본 6조6000억원으로 국내 1위 증권사로 올라섰다.

#6 신성장 산업 투자 승부수=박 회장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부터 바이오·헬스케어, 태양광, 스마트팜, 전기자동차 등 신성장 벤처산업에 국내 기업들과 50 대 50 매칭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10년간 예상 투자금액이 1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네이버(1000억원)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셀트리온(1500억원), GS리테일(1000억원) 등과 지금까지 총 3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이태호/이지훈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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