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매각 방해 말라" 웨스턴디지털에 1200억엔 소송

입력 2017-06-28 19:24   수정 2017-06-29 05:35

[ 김동욱 기자 ]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 협력사 웨스턴디지털을 상대로 1200억엔(약 1조2220억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과 자회사 웨스턴디지털테크놀로지를 상대로 도쿄지방법원에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웨스턴디지털이 국제중재재판소와 미국 캘리포니아법원 등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단 가처분 소송을 낸 것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도시바는 소장에서 “웨스턴디지털이 ‘가짜 거부권’을 앞세워 매각을 방해하는 부정경쟁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웨스턴디지털은 미국 헤지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함께 도시바메모리를 직접 인수하겠다며 도시바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미·일 연합’을 선정한 것을 무시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일본 요카이치 반도체공장을 도시바와 공동 설립해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지만 도시바메모리 매각과 관련해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한·미·일 연합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 최대한 빨리 합의에 도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우선협상대상자에 포함되면서 일본 내에서 불거진 기술 유출 우려와 관련해선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좋은 관계에 있으며 베인캐피털이 설립하는 특수목적회사에 SK하이닉스가 대출하는 형태로 참여하는 만큼 기술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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