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눈치 보느라…'하반기 채용' 고민에 빠진 은행들

입력 2017-06-2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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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중 국민·우리은행만 "채용규모 확대 검토하겠다"
일부은행, 비효율 점포 통폐합…신입 공채 아직 확정 못해



[ 안상미 기자 ]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일자리 확대를 내건 새 정부 정책에 발맞추려면 채용 규모를 예년보다 늘려야 하지만 비(非)대면 채널 확대, 영업점 통폐합에 따른 점포 수 감소로 직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 등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대학졸업자 대상의 신입 행원 공개채용을 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일반적으로 8월께 채용 공고를 내지만 구체적인 일정과 채용 규모를 정하기가 어려워서다.

은행들이 공채 규모를 놓고 전전긍긍하는 이유는 현재 영업 환경이 일자리를 늘리라는 정부정책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비대면 채널 확산과 비효율 점포 통폐합이 가속화하면서 4대 은행의 점포 수는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이들 점포 수(3758개)는 전년(3928개)보다 170개가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신한(310명)·국민(240명)·우리(180명)·KEB하나(150명) 등 4대 은행의 공채 규모는 전년(1304명)보다 32.5%가량 줄어든 880명에 그쳤다.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대졸 신입행원을 뽑아온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공채를 시행하지 않았다. 대신 강원, 충북, 울산 등 지방 영업점 창구업무를 담당할 리테일서비스직만 150명을 채용했다. 우리은행도 영업점 예금업무를 담당하는 100여 명의 개인금융서비스 직군만 뽑기로 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5월 들어 새 정부가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자 신규 인력 채용 규모와 시기 등을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미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면서 실제 필요 인력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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