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유럽 경기 동반 회복세
IT·금융·소재업종 투자 유망
작년 하반기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을 찍고 반등했다. 현재 기준지수인 100을 넘어서는 등 경기 활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의 재고·출하 사이클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신흥국의 수출 증가 및 물동량 회복세가 나타나며 장기 침체를 겪던 유럽의 소비경기도 개선되는 추세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미국과 주요국 간 경제지표가 서로 엇갈렸을 땐 경기 회복이 짧게 끝난 데 비해 지금처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경제지표가 동시에 개선될 땐 회복세가 오래 지속됐다. 하반기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미국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 유럽의 테러와 선거 등 악재가 많지만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자산별 전망을 살펴보자. 국내 증시는 상반기 정보기술(IT), 석유화학, 금융 등 대형주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눌려 있던 화장품, 음식료, 유통 등 중국 소비 수혜주도 반등하고 있다. 정책 테마인 4차 산업 관련 중소형주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배당성장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외 증시 가운데선 글로벌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정치 리스크가 완화된 유로존, 달러 강세 완화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아시아 신흥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증시는 하반기에도 우상향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질소득과 모기지 신청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소비와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민간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긴축 기조는 주가 추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IT와 헬스케어를 비롯해 금융, 소재업종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
유럽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연말까지 지속되는 가운데 실물경제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연초 이후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기업 실적이 동반 상승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과 물가지수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는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던 극우 정치세력이 선거에서 참패하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보수당의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하드 브렉시트’ 실행이 어려워졌다. 신흥국은 원자재 가격 불안, 정치적 불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남미보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투자 리스크가 커졌다. 선진국 국·공채 등 우량채권은 시중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잔존 만기가 긴 장기 채권 비중은 가급적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신흥국 국채, 회사채 등 고금리 채권 전망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이머징 채권은 국제 유가 안정, 달러 가치 하락, 미국과 중국 경기 개선 등 우호적인 경기 여건 때문에 하반기에도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재혁 <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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