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공동성명 7시간 지각발표 미스터리

입력 2017-07-02 18:20   수정 2017-07-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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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손성태 기자) “미국측이 절차를 끝내지 못해서 공동성명 발표를 못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상이 30일(현지시간) 북핵, 통상 협정 등 다양한 사안을 포함한 공동성명이 7시간여가 지난 지각 발표된 것이 수많은 의문을 낳았다.민감한 대북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재협상문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이 생긴 것 아니냐는 억측이 나왔지만 청와대측은 공식 부인했다.청와대 관계자는 “공동성명의 정신과 원칙에 대한 문구 작성에 시간이 걸린다”는 해명만 일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늦게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단독회담, 확대회담에 걸린 시간은 70분. 두 정상이 정오께 공동 언론발표를 했다.하지만 공동성명서는 오후 7시께야 기자실에 배포됐다. 언론발표 종료시점만 따져도 7시간의 미스터리다. 통상 국가 정상간 회담은 요식절차에 불고하고 사전에 실무자들이 수차례 접촉을 거쳐 초안을 완성한다. 정상회담전 양국 공동성명서를 포함한 협상 내용은 엠바고(보도시간 준주)를 전제로 기자실에 사전 배포된다.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후 7시간 후에야 자료가 배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협상이 진통을 겪은 것을 넘어서 공동성명서 채택이 ‘불발’된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왔다.

공동성명 배포 후 알려진 바를 종합하면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양국이 워낙 많은 사안을 다뤘다. 박근혜 정부에 일정기간 정상외교가 없다시피 했고, 마침 미국도 행정부교체 등 큰 변화가 있어 두 정상의 테이블에 올라온 의제가 많았던 것이다. 실제로 공동성명은 경제, 통상, 여성인력, IT교류, 글로벌 테러리즘 대응 협력 등 광범위하게 다뤘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문구를 하나하나 잡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공동성명 발표 지연은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란 설명도 뒤따랐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외국과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한국이 7번째다. 앞선 6차례에서도 시간 차이는 있지만 정상회담 이후 뒤늦게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회담 당일 저녁 늦게,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선언’ 서명문서는 이내 나왔지만 공동성명은 무려 3일 뒤 공개됐다. 다만 인도, 일본은 정상회담 후 1시간 내 성명이 발표됐다. 캐나다, 아르헨티나는 발표시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끝) /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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