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경제부 기자)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났습니다. 하반기를 맞아 한국은행은 상반기 세계 경제를 되짚어보고 하반기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대외 변수를 살펴봤답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서죠.
일단 한은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상반기 세계 경제에 대해 “성장세가 확대되고 교역 부진도 완화됐다”고 총평했습니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성장세가 확대됐다는 설명입니다. 수년간 이어져온 저성장 국면에서 반등하는 조짐이라는 얘깁니다.
구체적으로 선진국 중 미국과 유로 지역은 소비를 중심으로, 일본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냈습니다. 신흥국 중 중국은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고, 브라질·러시아 등 자원 수출국은 국제 원자재 가격 회복 덕분에 성장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세계 교역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가팔라졌고요.
하반기에도 상반기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상반기보단 변수가 많다는 게 한은의 판단입니다. 일단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등이 핵심 변수로 꼽혔습니다. 주요 선진국의 경제적·정치적 이슈와 유가 향방에 따라 하반기 성장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출범 이후 법인세 인하, 보호무역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종 정치적 스캔들이 부각되면서 앞으로 정책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실정입니다. 그나마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앞으로 경기 회복세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로 지역은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불안감이 완화되긴 했지만 브렉시트 협상이 본격 개시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논란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시장의 관심사는 유가 향방입니다. 올 초만 해도 배럴당 50달러대 초반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던 유가는 2분기에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미국 휘발유 재고 증가와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확대된 탓이죠.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자원 수출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경제에 불리한 구조고요. 유가 하락은 관련 제품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다양한 제품 가격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렇다 보니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죠. 금융안정과 함께 물가안정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는 한은은 올 초 유가 상승세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올 초 예상과 다르게 유가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장 오는 13일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있어 셈법은 더 복잡해지는 겁니다. 물론 한은 내부에선 “유가가 현재 수준에서만 움직인다면 경제 흐름이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달 다양한 연구기관들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앞다퉈 상향 조정했죠. 일단 하반기 유가 향방과 선진국의 경제적·정치적 변수들을 예의주시하면서 한은의 하반기 경제전망을 살펴봐야 할 듯 합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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